'더 브레이브'냐 '블랙 스완'이냐.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두 편을 관람 1순위로 꼽는다. 서부극의 전통을 21세기에 불러낸 '더 브레이브'는 형제 감독 에단ㆍ조엘 코엔의 재기가 눈에 띄는 수작. 존 웨인 주연의 고전 서부극 '진정한 용기'(1969)와 비교해 봐도 좋을 듯.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의 시나리오 작가 박훈정 감독의 데뷔작 '혈투',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한 리얼리즘 영화 '바빌론의 아들'도 눈여겨볼 영화다.
1 더 브레이브
감독 에단ㆍ조엘 코엔
주연 제프 브리지스, 헤일리 스테인펠드
100자 평 아버지를 죽인 무법자에게 복수하고 싶은 소녀와 두 남자의 서부 모험기. 적당한 웃음과 서스펜스가 은근한 재미를 던진다. 코엔이란 이름 때문에 예술영화나 기이한 영화이지 않을까 하는 괜한 우려는 떨쳐내길.
2 바빌론의 아들
감독 모하메드 알 다라지
주연 샤자다 후세인, 야서 탤리브
100자 평 이라크 후세인 정권 몰락 뒤 생사불명의 혈육을 찾아나선 쿠르드인 할머니와 손자의 쓸쓸하고도 서글픈 여행기. 스산한 사막의 바람이 마음에 불어 닥치는 듯한 영화. 폐허 속에서 발휘되는 인간애에 가슴 뭉클하기도.
3 혈투
감독 박훈정
주연 박희순, 진구
100자 평 청군에 쫓기는 패잔병 조선 장수 둘과 탈영병사의 죽기 아니면 살기 게임. 두 장수의 우정과 배신이 얽히고, 탈영병사의 생존 본능이 설키면서 긴박감을 자아낸다. 제한된 공간과 단출한 등장인물 수가 지루함을 준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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