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내 묶었던 머리를 풀었다. 어깨를 살며시 감싸는 머리결의 찰랑찰랑한 느낌이 좋았다. 3년 내내 입었던 옷을 벗었다. 뻣뻣한 교복 블라우스 대신 하늘하늘한 라운드 티셔츠를, 밋밋한 교복 치마 대신 잘 빠진 청바지를 입었다. 화장은…, 자신이 없었다. 거울 앞에서 한 바퀴 돌았다. 나쁘지 않았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갔다. 하지만 맙소사. 나, 너무 촌스러웠다.’
많이들 공감할 게다. 대학 문이 반짝반짝 빛나 보이던 새내기 시절, 뭘 입어도 왠지 어색했다. 동창들을 만나 그 시절 서로의 첫인상을 이야기하면 창피하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입학이 코 앞이다. 갓 성인이 된 새내기들은 자신의 첫인상을 결정지을 스타일 만들기에 고심이다. 학생 티를 벗으려고 과한 연출을 시도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유행을 따르다 보면 어색하고 촌스러워진다. 무리할 필요는 없다. 조금만 신경 써도 훨씬 예뻐 보이는 나이니까. 패션 전문가들에게서 새내기들이 신경 써야 할 코디법을 들었다.
비비드 상의엔 모노톤 아우터
만19세. 누가 뭐래도 아직 어리다. 몸매가 드러나는 옷이나 굽 높은 구두도 아직 불편할 때다. 스포츠브랜드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이런 면을 장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스포티룩을 제안했다. 멋진 선배들에게 귀여운 옆집 여동생 같은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살짝 겉도는 듯한 큰 사이즈의 맨투맨티셔츠와 야구점퍼, 주름장식으로 발랄한 느낌을 주는 면 스커트를 매치한다. 다양한 색상의 발목양말과 늘어지는 스타일의 스포츠백, 백팩을 함께 메면 잘 어울린다. 이런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 새내기라면 스니커즈 한 켤레 준비해둬도 좋겠다. 스니커즈는 요즘 유행하는 폭 좁은 바지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단색 스니커즈는 캐주얼 정장 스타일에도 괜찮다.
원피스나 스커트로 사랑스러운 여성미를 강조하고 싶다면 몸에 살짝 붙어 라인을 살릴 수 있는 아우터를 선택한다. 첫인상이 날씬하고 키도 더 커 보인다.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등 상큼한 느낌의 비비드 색상은 되도록 상의에 활용한다. 시선을 위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이때 하의나 아우터는 검은색 흰색 같은 모노톤이나 베이지색 연분홍색 같은 부드러운 톤을 선택하면 한층 자연스럽고 세련된 분위기가 난다.
신입생다운 풋풋한 첫인상을 남기고 싶을 땐 적당히 통 넓은 부츠와 백팩을 활용하는 게 좋겠다. 다리에 어느 정도 자신 있다면 여기에 과감한 숏팬츠를 시도하는 것도 추천한다. 짧은 재킷까지 매치하면 다리가 더 길어 보여 하의 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효과가 있다.
면 티셔츠와 청바지, 재킷 스타일은 활동적이면서도 단정한 첫인상을 준다. 이 기본 스타일에는 가방이 중요하다. 박지후 루이까또즈 디자인팀 과장은 “분홍색 노란색 같은 화사한 가방은 전체 패션을 한층 부드럽고 밝게 보이게 한다”며 “모양이 흐트러지기 쉬운 패브릭(직물)보다는 가죽이나 PVC처럼 내구성 강하고 틀이 잡힌 소재가 깔끔한 이미지 연출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갈색 아우터 안 크림색 니트
남학생들이 새내기 분위기를 내기엔 올 봄 트렌드인 프레피룩이 제격이다. 프레피룩은 면바지와 셔츠, 재킷을 매치한 기본 스타일. 키나 몸매에 관계 없이 맵시 있어 보인다. 문성림 지오다노 마케팅팀장은 “깔끔하면서도 댄디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프레피룩은 대학 새내기들에게 가장 알맞은 코디법”이라며 “자칫 따분하거나 아저씨 같은 이미지를 줄 수도 있으니 벨트와 시계, 보트슈즈 같은 다양한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한 첫인상을 연출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아우터가 가장 중요하다. 검은색 아우터는 스타일리시해 보이지만 차가운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싶다면 갈색이나 카키색을 선택하는 게 좋겠다.
아예 부드럽고 편안한 캐주얼 이미지로 승부하겠다면 갈색이나 카키색 아우터 안에 니트나 카디건을 매치한다. 크림색이나 베이지색 같은 밝은 색 니트는 다정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 뿐 아니라 처음 만난 사람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캐주얼브랜드 헤지스 액세서리 김학일 차장은 “캐주얼 차림에 워커를 신으면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옷 색상이나 여러 아이템을 꼼꼼히 매치할 자신이 없다면 단정한 의상에 포인트를 하나 살려도 호감을 주기엔 충분하다. 깔끔한 셔츠와 면바지에 가볍고 얇은 메신저백을 사선으로 메면 날렵하고 산뜻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티셔츠와 진, 점퍼로 멋을 냈다면 두 팔이 자유로운 백팩이 잘 어울린다. 단 메신저백이나 백팩 끈을 너무 길게 늘여 메면 단정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 여학생은 얼굴 화이트닝, 남학생은 머리스타일 중점
성년 새내기들의 피부는 굳이 뭘 바르지 않아도 빛이 난다. 다만 공부하느라 쌓인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수면습관 때문에 잠시 좀 칙칙해져 있을 뿐이다.
원래의 빛나는 피부로 되돌리려면 비싼 색조 화장품이 아니라 화이트닝이 필요하다. 특히 자외선을 받는 낮 동안에도 화이트닝 제품을 꼼꼼히 발라주면 피부가 더 칙칙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반적인 화이트닝 제품은 바른 다음 건조해질 수 있다"며 "메이크업 전 보습력이 좋은 화이트닝 에센스로 피부를 코팅하듯 감싸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좀더 빠른 효과를 보고 싶다면 화이트닝 마스크팩도 괜찮다.
새내기들에게는 파운데이션보다 피부 톤만 살짝 보정해주는 비비크림을 추천한다. 기초화장 후 코와 볼 이마 턱 순서로 발라준다. 다음은 메이크업 초보가 가장 어려워하는 눈썹 그리기. 초보에겐 힘 조절이 어려운 아이브로우 펜슬보다 팩트 타입이 낫다. 그리는 게 아니라 빈 곳을 메워준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두드리면 된다. 눈썹 색은 머리와 눈동자 색과 잘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에 두 가지 색을 섞어 쓸 수 있는 아이브로우 제품이 편하다. 속눈썹을 뷰러로 컬링하면 눈이 1.5배 정도 커 보일 수 있다.
메이크업 하기 전 입술에 립밤을 얹어 놓으면 각질을 잠재워 촉촉한 입술이 된다. 여기에 입술에 투명한 볼륨감을 주는 립글로스를 바르면 메이크업 완성. 윤기 없는 진한 립스틱은 선배들 몫이다.
손일화 시세이도 매스티지 마케팅팀 PM은 "첫인상에서 호감도와 친근감을 높이려면 여성은 안색을 밝히는 기초 피부관리가, 남성은 번들거림이나 푸석한 없는 피부 톤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요즘은 화장품전문점뿐 아니라 마트나 약국에서도 피부 속까지 깔끔하게 씻어주는 남성용 세안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남자 새내기라면 사실 피부보다 머리스타일이 더 신경 쓰인다. 이미지 변화를 주기 위해 보통 젤이나 왁스를 바르는데, 너무 번들거려 부담스럽기도 하다. 최근 출시된 스프레이형 스타일링제로는 뿌리면서 손으로 몇 번 만져주면 쉽게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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