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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지진 사망 98명/ "1000명이 수색했지만 생존 신호 미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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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지진 사망 98명/ "1000명이 수색했지만 생존 신호 미확인"

입력
2011.02.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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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생존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간) 규모 6.3의 강진에 강타당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구조 현장에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매몰자 구조 작업이 사흘째 이어진 24일 "뉴질랜드 구조 당국이 급기야 부상자 구출보다 사망자 시신 수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우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도 이날 "실종자 대부분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우려가 현실로 닥치고 있다"며 "희망을 포기해선 안 되지만 이젠 기적만이 그들(생존자)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 총리는 "사고 이후 수 주가 지난 후 기적적으로 생환한 이야기들을 수도 없이 들었다"며 절망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구조당국에 따르면 24일 오전 현재 확인된 사망자수는 98명, 실종자 226명, 부상자 2,500여명에 달했다. AP통신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아직 12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크라이스트처치 캔터베리텔레비전(CTV)건물 잔해에 갇혀 있으며, 이 가운데 수십명이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계 어학연수 학생들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CNN은 "CTV 건물 더미 아래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BBC는 "사망자 수가 200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진피해 대응 경험이 풍부한 미국, 일본, 대만, 호주, 싱가포르 구조대가 24일 첨단 구조장비들과 함께 속속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 CTV건물 잔해 등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절망을 희망으로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탐지견 3마리와 CTV 현장에 들어선 30여명의 일본 구조대는 곧바로 생존자 수색 작업을 시작했지만 인근 26층짜리 그랜드챈슬러 호텔의 붕괴 가능성이 커지면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시 소방당국 관계자는 "외국 구조대를 포함해 1,000여명의 소방대원들이 CTV 등 주요 구조현장을 샅샅이 뒤졌지만 어디에서도 생존자 신호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날 CTV 매몰 현장에서 구조된 일본 학생 2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참상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학생들은 지진이 덮친 순간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꼼짝할 수 없게 됐고, 친구들의 생사를 확인하려고 죽을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이들은 "연기가 차오르고 가스 냄새가 코를 찔러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순간 구조대에 이끌려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크라이스트처치 강진으로 실종된 한국인은 이날까지 어학연수생 유모(25)씨와 유씨 여동생(21) 등 남매 2명이며, 추가로 확인된 사람은 없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그러나 유씨 남매가 등록한 킹스교육영어학원이 이날 홈페이지(http://www.kingseducation.co.nz)에 공개한 87명의 외국인 학생 가운데 한국인으로 보이는 3,4명의 이름이 발견돼 추가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외국인 학생 중 지금까지 안전이 확인된 사람은 약 40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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