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가 독립심이 많이 생긴 것 같아 뿌듯합니다."
한국방송통신대의 50만 번째 졸업생으로 뽑힌 주부 박희은(41ㆍ청소년교육과)씨는 23일 "다른 학우들처럼 열심히 수업 들은 것밖에 없는데 행운을 안게 돼 쑥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이날 서울 잠실경기장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서류 발급번호 기준으로 개교 이후 50만 번째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박씨는 고교 졸업 후 결혼해 아이를 기르다 뒤늦게 진학을 결심했다. 2007년 외아들이 유치원에 들어가 육아 부담이 줄어들자 바로 방통대 원서를 썼다. "아들을 자립심 있게 키우려면 엄마가 아무래도 일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직업을 구하려면 고교 학력으로는 힘들다는 점도 결심을 굳힌 계기였죠."
애초 학업을 제대로 끝낼 수 있을지 걱정이 커 시댁에 등록 사실도 숨겼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점수 잘 받기' 내기를 하며 공부에 빠져드니 4년이 금세 지나갔다. 학점은 100점 기준으로 90점을 넘겼다. 박씨는 "청소년을 돕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 청소년상담사 시험을 준비하고,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에서 1년 동안 아동 미술심리 치료사 수업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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