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의 일본 스프링캠프에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합류해 있는 이토 쓰토무(49) 전 세이부 감독. 이토 전 감독은 1982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세이부 라이온스에서만 선수로 뛰었고,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세이부 감독이었다. 이토 전 감독은 현역 시절 2,379경기에 출전해서 1,738안타(타율 0.247) 156홈런 811타점을 올렸고, 감독 데뷔 첫 시즌에는 일본시리즈 우승도 일궜다.
역대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훌륭한 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토 전 감독은 베스트 나인(9) 10회, 골든글러브 11회, 올스타 16회, 퍼시픽리그 감독상 1회에 빛난다. 이토 전 감독을 22일 오후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만난 좋은 포수의 조건을 들어봤다.
▲상대가 싫어하는 포수가 훌륭한 포수
이토 전 감독은 "요즘 일본에도 포수 코치가 매우 부족하다. 때문에 포수들의 발전 속도도 더디다"고 전제한 뒤 "상대팀이 싫어하는 포수가 훌륭한 포수"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투수에게 신뢰받는 포수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사인을 냈을 때 투수가 고개를 흔들더라도 포수가 원하는 공을 던지게 해서 왜 그렇게 했는지 납득시킬 수 있는 고집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패를 잊지 않아야 훌륭한 포수
이토 전 감독은 "좋은 볼 배합에 대한 정의는 없다. 단,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경기를 통해 만들어야 된다.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토 전 감독은 이어 "포수는 타자를 막았을 때보다 타자에게 맞았을 때를 절대 잊으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포구 때 움직임이 적어야 훌륭한 포수
현역 때 이토 전 감독은 투수 리드와 캐칭(포구)이 안정된 포수로 정평이 났다. 이토 전 감독은 "캐칭은 최대한 부드러워야 한다. 몸과 팔꿈치는 움직이지 않은 채 손목으로 어린아이를 어루만지듯 공을 잡아야 한다"며 "캐칭이 좋으면 볼도 스트라이크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일본 포수(조지마 겐지)의 캐칭이 워낙 좋다 보니 심판들조차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곤 했다"고 거들었다. WBC에서 이토 전 감독은 수석코치로 참가해 일본의 우승에 일조했다.
오키나와=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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