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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을 홀대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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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을 홀대하는 거냐"

입력
2011.02.2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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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골프 신경전이 빚어낸 '희생양'일까.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던 이안 폴터(잉글랜드)가 작년 우승자의 예우를 받지 못해 열이 받았다.

세계랭킹 12위 폴터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 골프장에서 열리는 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50만달러) 64강전에서 첫 조로 티 오프를 한다는 말을 듣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폴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7시25분에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대회 시작을 알린다.

폴터는 "디펜딩 챔피언을 7시25분에 티 오프하라고 한다"면서 "아침 7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반적으로 전년도 우승자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배려를 받는다. 첫 조로 출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비교적 좋은 시간에 티 오프를 한다. 또 디펜딩 챔피언은 TV 중계에 잘 잡힐 수 있는 시간대에 배정되는 혜택을 받는다.

폴터는 "1조로 출발하라고 해도 별 상관은 없다. 모든 선수들이 추운 날씨라는 같은 조건에서 출발한다"고 비아냥거렸다. '필드의 패션모델'로 불리며 많은 골프팬을 보유한 폴터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에서 폴 케이시(잉글랜드)를 4홀차로 누르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또 폴터는 지난해 유럽과 미국의 국가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2년 만에 유럽팀이 정상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폴터가 이번 대회에서 홀대를 받은 것은 유럽과 미국의 골프 신경전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슬럼프로 위기를 맞이한 PGA 투어는 지난해부터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와 감정 싸움을 하고 있다.

작년 라이더컵을 앞두고 미국과 치열한 말다툼을 했던 유럽은 작년 PGA 신인왕이뛰어난 성적을 올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아닌 무관의 리키 파울러(미국)로 결정되자 "새로운 형태의 보호주의"라고 비난했다.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2위 마르틴 카이머(독일) 등은 "올해 유럽투어에 전념하겠다"며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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