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기능이 정상이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4명 중 1명이 폐기종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균(호흡기내과)ㆍ심윤수(건강증진의학과) 서울성모병원 교수팀은 2008년 10월~2009년 6월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폐기능검사와 저선량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한 274명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폐 기능이 정상인 흡연자(191명)의 25.6%(49명)에서 폐기종이 발견됐다. 비흡연자(83명)의 2.4%(2명)에서 폐기종이 발견된 것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폐기종은 폐포(허파꽈리)와 이곳에 공기가 통하게 하는 세(細)기관지가 늘어나 탄력이 없어진 고무풍선처럼 늘어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 결국 폐 기능이 떨어져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원활히 바꾸지 못해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이 생긴다.
연구팀은 흡연과 폐기종에 따른 폐 기능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흡연군(131명)과 금연군(60명, 6개월 이상 금연)의 폐기종 유무로 나눠 2년간 FEV1/FVC(1초간 강제호기량/강제폐활량 비율), FEF 25~75%(강제호기유량)을 비교했다. FEV1/FVC 정상치는 70% 이상이고, FEF 25~75% 정상치는 60% 이상이다.
그 결과 폐기종이 있는 흡연군의 경우 FEV1/FVC가 84%에서 80%로, FEF 25~75%는 96%에서 90%로 감소했다.
폐기종이 없는 흡연군도 FEV1/FVC는 84%에서 81%로, FEF 25~75%는 97%에서 91%로 줄어들어 폐기종과 흡연이 모두 폐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폐기종이 없는 금연군의 FEV1/FVC와 FEF 25~75%는 첫 측정결과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폐기종이 있는 금연군의 FEV1/FVC는 81%에서 76%로, FEF 25~75%는 91%에서 83%로 감소했다.
또한, FEF 25~75%의 1년간 감소율을 예측한 결과 폐기종이 있는 흡연군은 4.4%, 폐기종이 있는 금연군은 4.2%로, 폐기종이 없는 흡연군은 1.1%로 나타났다. 즉, 폐기종이 있는 흡연자는 금연한 뒤에도 폐기종이 없는 흡연자보다 폐 기능이 떨어졌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흡연으로 한번 파괴된 폐는 다시 건강해질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폐 기능 악화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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