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 예정자 중 성적 우수자를 변호사 시험에 앞서 검사로 먼저 임용하겠다는 법무부 방침에 사법연수원생은 물론 입소 예정자들까지 입소 거부 등 집단 반발할 조짐을 보이자 연수원이 진화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박재현 사법연수원 지도교수는 최근 연수원 42기 입소 예정자에게 단체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 "로스쿨 출신의 검사 선발과 관련해 일부 예비 연수생들이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듯하다"며 "불만과 반발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성급한 행동은 가급적 자제하고 입소 후에 지혜로운 대응책을 함께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수원 측은 "연수생들 사이에 입소 거부 움직임이 있다는데 이는 징계 사유가 되는 등 개인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므로 뜻이 있다면 일단 입소 후 자치회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아 사법연수원장과 법무부장관에게 전달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연수원 41기생들은 로스쿨 출신 검사 선발 방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 성명을 내는 한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42기 입소 예정자들에게 연대해 활동할 것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로스쿨 1기 졸업생 배출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로스쿨 우수 졸업생을 검사로 받아들이겠다는 법무부 방침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학장 추천을 받은 성적 우수자를 졸업 전에 먼저 선발하고, 변호사 시험 합격자 중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추가로 검사로 뽑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문제는 내년에 로스쿨 졸업생이 배출되지만 당장 사법시험이 폐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사법시험은 2017년까지 존속되고, 연수원도 마지막 사시 합격자가 수료하는 2020년까지 예비 법조인 연수 과정을 계속 운영하기 때문에 당분간 로스쿨 출신과 연수원 졸업생이 같이 배출된다.
연수원생들은 "법무부 방침대로라면 로스쿨 학생 중 돈 있고 힘 있는 부모를 둔 사람만 검사로 선발될 것"이라며 사법연수원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연수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메일은 지도교수가 걱정하는 마음에서 보낸 것이며 연수원생들의 움직임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