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태현, 모래판 떠난다/ 백두봉 20번 등정 뒤로 하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태현, 모래판 떠난다/ 백두봉 20번 등정 뒤로 하고…

입력
2011.02.22 15:00
0 0

씨름계에서 유일하게 '황태자' 칭호를 받았던 이태현(35ㆍ구미시청)이 정들었던 모래판을 떠난다. 1993년 프로 씨름무대에 뛰어든 이태현은 출중한 외모와 빼어난 기량을 뽐내며 '모래판의 황태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전성기의 기량을 더 이상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때마침 용인대 교수직 제의가 들어오자 모래판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대한씨름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태현이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는 4월 보은장사대회를 은퇴무대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용인대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했던 이태현은 3월부터 용인대 교수로 강단에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처방 분야의 박사 학위를 가진 이태현은 그동안 틈틈이 대학 강의도 나갔었다. 지난 설날장사대회 이후에 용인대 교수직 제의를 받았던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이를 수락했다. 지난 설날장사대회의 결과가 은퇴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

컨디션이 최상이었던 그는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신예 이슬기(24ㆍ현대삼호중공업)에게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모래판에 앉아 허탈한 웃음을 보였던 그는 "당황스럽다. '이제 아무리 해도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태현은 이만기 인제대 교수 이후 최고의 씨름스타로 명성을 날려왔다. 지난해 통산 20번째 백두봉을 정복해 이 부문 최고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이만기 교수의 18회. 또 그는 씨름 선수의 최고 영예인 천하장사 타이틀도 3차례나 차지했다. 93년부터 민속씨름에 뛰어든 그는 가장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씨름계의 간판스타이기도 하다.

K-1과 프라이드로의 외도도 있었지만 그는 오뚝이처럼 일어나며 모래판의 황태자임을 증명했다. 2006년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종합격투기무대에 진출했었다. 2년 여 동안 씨름계를 떠났던 그는 2008년 11월 다시 모래판 복귀를 선언하며 씨름의 인기 부활에 앞장섰다. 2009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지난해 출전했던 4차례 장사대회에서 3차례나 정상에 올라 '역시 이태현'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추석장사대회에서는 마침내 20번째 백두봉을 정복,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역사를 쓰기도 했다. '모래판의 황태자'라는 칭호가 너무나 잘 어울렸던 이태현은 4월 보은장사대회를 끝으로 교수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