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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사랑한 죄, 100년만에 사면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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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사랑한 죄, 100년만에 사면 받을까

입력
2011.02.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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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미국에서 인종 차별이 극심하던 시절 백인 여성을 사랑했다는 죄로 범죄자가 되어야 했던 흑인 복싱 영웅을 복권시키자는 운동이 미국에서 다시 일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피터 킹 하원의원은 복싱 헤비급 첫 흑인 챔피언 잭 존슨에 범법자의 굴레를 벗겨주자는 결의안을 하원에 다시 제출할 계획이라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에도 상원과 하원은 같은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찰스 레인절 민주당 하원의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새 비서실장 윌리엄 데일리와 에릭 홀더 법무장관에게 존슨의 사면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상 첫 흑인 챔피언의 한을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존슨은 1908년 캐나다 출신 챔피언 토미 번스를 누르고 백인의 전유물이던 헤비급 타이틀을 따낸 전설적인 복서. 그러나 그는 '백인의 희망'으로 불리던 번스를 무참히 두들겨 팬 끝에 백인들의 미움을 샀다. 존슨은 은퇴했다가 다시 복귀한 전 챔피언 짐 제프리스와 치른 1910년 '세기의 대결'에서도 이겼지만, 존슨의 승리를 기뻐하는 흑인들을 백인 폭도들이 습격하기도 했다.

존슨은 더구나 백인 여자를 사귀었다는 이유로 범죄자라는 굴레를 썼다. 존슨이 백인 여성 매춘부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했지만, 1913년 ‘부도덕한 의도를 가진 여성의 주(州) 간 여행을 금지’한 매춘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존슨은 유죄 판결 후 미국을 떠났으나 몇 년 후 10개월 감옥 형을 사는 조건으로 돌아왔다. 1946년 교통사고로 68세에 사망했지만, 아직도 법적으로는 전과자 신분이다.

이성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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