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정부수립 이전부터 올림픽에 참여한 나라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강원 평창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단 공식환영 만찬에서 한 말이다.
김총리는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6개월 전인 1948년 2월에 동계올림픽(생모리츠)에 3명을 출전시킬 정도로 열의를 갖고 있었다"며 한국과 올림픽의 인연을 강조했다. 1948년 8월15일 탄생한 한국 정부보다 앞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위를 선양한 것이 한국 스포츠란 이야기다.
실제 광복 후 처음으로 국제무대에서 태극기를 게양한 부문이 스포츠다. 1947년 4월 보스턴마라톤에서 서윤복이 당시 세계최고기록을 세우면서 1위로 골인한 것이다.
한국이란 나라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킨 일등공신 역시 스포츠가 꼽힌다. 88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이 좋은 예다. 이처럼 국위를 드높이고 국격까지 향상시킨 스포츠 영웅들에 대해 정부가 사회적 예우 방안을 마련키로 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박선규 문화부 제2차관은 22일 "스포츠 스타들은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준 영웅들이었지만 소리 소문 없이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이들에 대한 예우풍토가 사회전반에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차관은 이어 "스포츠 영웅은 국위를 선양하고 고통과 인내를 극복한 역할 모델이자, 국가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오히려 금메달리스트들이 사회 부적응 사례가 더 많을 정도다. 많은 체육인들은 "화려했던 과거는`순간이고 은퇴 후 사회적응에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며 "사회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황영조 마라톤 기술위원장은 "이들 영웅들은 국가의 자존심"이라며 화끈한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영웅' 선정에 대해 문화부 박위진 체육정책과장은 "가칭 '스포츠 영웅선정 위원회'를 만들어 순수 민간차원에서 선발토록 할 것"이라며 "위원회는 체육회와 학계, 55개 가맹단체, 언론계 인사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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