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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外 중동 국가들/ "정권 퇴진은 절대 불가 개혁 조치는 수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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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外 중동 국가들/ "정권 퇴진은 절대 불가 개혁 조치는 수용 가능"

입력
2011.02.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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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로 대격변에 휩싸여 있는 중동 지역에서 일단 리비아를 제외한 여타 국가들은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권력이양은 거부하면서도 시위대의 요구조건은 듣겠다며 대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모하메드6세 모로코 국왕은 21일(현지시간) 정치개혁을 약속하며 민생문제에 대한 정책자문을 담당할 경제사회위원회를 발족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날 카사블랑카에서 이 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구조적 내용을 담은 심도 있는 개혁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노동조합 대표와 고용자, 정당 관계자 등을 포함해 100여명의 위원들로 구성된다. AFP통신은 “1962년부터 논의돼온 위원회의 출범은 반정부 시위를 가라앉히기 위한 일종의 유화책”이라고 평가했다. 모하메드6세는 그러나 “이 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었던 것도 민중선동 세력에 정권 양도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며 정권이양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모로코는 입헌군주제 국가로 국왕이 의회해산과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으며 총리 등 정부 관리들을 임명할 때도 관여, 시위대는 왕권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연일 반정부 시위가 거센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도 이날 퇴진불가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살레 대통령은 “시위는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온 바이러스”라며 “선거를 통해서만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8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살레 대통령은 2013년 대선에 불출마하고 아들로의 권력세습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예멘 시위대는 즉각적 퇴진을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날에도 수도 사나 뿐만 아니라 타이즈시에서 수만명이 운집했으며 지방 주요 도시들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아덴에서는 경찰이 수천명의 시위대에 발포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과 대화에 착수한 바레인에서는 이날 셰이크 하마드 국왕이 시아파 수감자들의 석방과 다른 수형자들의 재판 중단을 명령했다고 국영 BNA 통신이 보도했다. 시아파가 이끄는 야권은 정부와의 대화에 응하는 전제조건 중 하나로 정치범 석방을 내걸었었다. 영국에 망명 중인 바레인의 시아파 정파 ‘권리운동(Haqㆍ하크)’의 지도자 하산 무샤이마가 22일 귀국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권리운동은 기존의 시아파 야당 이슬람국가협의회(INAA)보다는 급진적 성향을 띤 정파로 2006년 총선 당시 INAA와 결별했으며 무샤이마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반정부 인사다. 이날도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진주광장에는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이어갔는데 왕권타도를 촉구하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1일부터 이집트, 쿠웨이트 등을 방산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잇따라 방문, 민주주의 증진을 빙자한 무기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고 타임스가 전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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