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발 민주화 시위의 영향으로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 원(F1)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22일(한국시간) F1 공식 홈페이지와 외신들에 따르면 바레인 내 반정부 시위가 격화함에 따라 올시즌 F1 월드챔피언십 개막전인 바레인 그랑프리가 전격 취소됐다.
세계 최고 권위의 자동차경주선수권대회인 F1 월드챔피언십은 다음달 11~13일 바레인 사키르에서 개막 팡파르를 울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위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면서 그랑프리에 출전할 드라이버들의 보이콧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 시즌 종합 3위에 올랐던 마크 웨버(호주)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바레인 왕세자인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는 22일 버니 에클레스턴 F1 매니지먼트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F1 그랑프리를 개최하기 힘든 자국 사정을 알렸다.
대회 취소를 발표한 바레인 인터내셔널 서킷의 자예드 알자야니 대표는 "바레인 그랑프리는 국가와 국민의 자부심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내린 이번 취소 결정에 전 세계의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바레인 그랑프리는 2004년부터 F1 월드챔피언십에 합류해 지난해까지 매년 열렸고 첫 대회 때는 국제자동차연맹(FIA)으로부터 "완벽하게 준비된 그랑프리"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바레인 그랑프리가 취소됨에 따라 올시즌 개막전은 두 번째 라운드로 예정됐던 호주 멜버른 그랑프리(3월25~27일)로 넘어가게 됐다. 또 다음달 초로 계획됐던 테스트 드라이브의 장소도 바레인이 아닌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변경됐다. 취소된 바레인 그랑프리는 시즌 내 지연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언제 일정이 확정될지 몰라 출전팀들로서는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2회 대회를 맞는 코리아 그랑프리(전남 영암)는 올시즌 17라운드(전체 20라운드)째인 10월14~16일 펼쳐진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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