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교생들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같은 또래의 미국, 중국, 일본 학생들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시간과 운동량은 4개국 학생들 가운데 가장 적었지만 다이어트를 시도한 경험은 가장 많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2일 발표한 ‘4개국 청소년 건강실태 국제 비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한국 고교생 3,933명 가운데 ‘최근 1년간 스트레스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87.8%로 4개국 가운데 가장 비율이 높았다. 일본(1,011명 조사) 학생이 82.4%, 미국(1,113명 조사)이 81.6%로 뒤를 이었고, 중국(1,176명 조사)이 69.7%로 가장 낮았다. ‘스트레스를 자주 받았다’는 응답자도 한국은 전체의 48.5%로 가장 많았으며 가장 비율이 적은 중국(15.6%) 학생의 3배 이상이었다.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는 4개국 학생 모두 공부 문제를 첫 번째로 꼽았으나 한국은 72.6%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한국 학생은 ‘참는다’는 응답자가 48.1%로 가장 많아 심리건강측면에서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학생은 ‘잠을 잔다’(57.2%), 중국 학생은 ‘혼자 논다’(34.9%)는 응답이 많았다.
평균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학생은 한국이 83.9%로 가장 많았고, 일본 81.8%, 중국 67.2%, 미국 53.3% 순이었다. 충분히 잠을 잔다는 비율도 미국은 40.4%인 반면, 한국은 30.7%로 가장 낮았다.
한국 학생의 운동 부족도 심각했다. ‘최근 1주일 간 몸에 땀이 날 정도로 30분 이상 신체활동을 한 것은 며칠이냐’는 질문에 하루도 없다는 응답자가 한국은 30.5%로 미국(18.1%), 일본(14.3%), 중국(10.8%)보다 월등히 많았다.
‘최근 1년간 몸무게를 줄이려고 노력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학생은 50.8%가 ‘그렇다’고 답해 다이어트 경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중국 40.4%, 미국 27.9%, 일본 26.8%의 순이었고, 특히 한국 여학생들은 67.1%가 다이어트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와 흡연 경험은 중국 학생이 각각 72.8%, 30.1%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 학생도 경험 비율이 49%(음주), 22.2%(흡연)로 적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때문에 한국 학생의 수면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되며 다이어트 방법으로 운동보다 식사량 줄이기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여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청소년정책연구원이 함께 공개한 ‘아동ㆍ청소년 발달권ㆍ참여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중고생 5,802명 중 75.7%가 ‘청소년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참여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45.5%는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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