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당국자 밝혀 "美는 대화제의 거절"
북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1월말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에게 "이대로 놔두면 한반도에 핵 참화가 일어날 것"이란 경고를 담은 북미대화 촉구 편지를 보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21일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 부장이 편지에서 "핵 문제는 결국 우리와 미국의 문제이니 조선(북한)과 미국이 만나 해결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적었다고 전했다. 김 부장이 '핵 참화'카드를 꺼내 미국에 접근하려 한 것은 남측을 우회해 미국과 직접 '빅딜'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대화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김 부장의 편지에 대해 "북한 군부가 고도의 외교행위를 하는 증거"라며 "북한 군부는 2008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을 일으킨 이후 지금까지 정책결정의 전면에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특히 "북한 군부의 영향력이 통일전선부나 외무성보다 위에 있다"며 "주요 남북 사건에도 군부가 뒤에서 작동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향후 북한의 대응에 대해 "대화 아니면 도발 두 가지밖에 없으며, 북한은 그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추가도발 시에는 테러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급격히 나아지거나 악화되지 않는 '그럭저럭인 상태'"라며 장남 김정남도 아버지 건강을 '그럭저럭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김정남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과 계속 소통하고 있고,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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