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니스의 '자존심' 앤디 로딕(29ㆍ랭킹8위)이 현역 선수론 세 번째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대회에서 30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로딕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내슈빌에서 열린 ATP 500 모건키건 챔피언십결승에서 캐나다의 신예 밀로스 라오니치(20ㆍ37위)를 맞아 2시간36분에 걸친 사투끝에 2-1(7-6 6-7 7-5)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로딕은 이로써 로저 페더러(67회), 라파엘 나달(43회)에 이어 '챔피언 30클럽'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로딕은 특히 자신의 ATP투어대회 50번째 결승무대에서 우승컵을 차지해 의미를 더했다.
1,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공방끝에 7-6으로 주고 받은 로딕과 라오니치는 3세트에서도 5-5까지 팽팽히 맞섰으나 로딕이 라오니치의 6번째 서비스게임을 따내면서 승기를 굳혔다. 로딕은 경기 후 "투어대회에 나서기 전에는 30번째 우승컵을 따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경기때마다 즐기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까지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는 '총알서버'란 로딕의 별명이 무색할 만큼 라오니치의 서버가 불을 뿜었다. 로딕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서브에이스 수(20-32)에서 오히려 라오니치보다 12개나 적었다. 하지만 로딕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미를 앞세워 힘으로 밀어붙이는 라오니치를 막판에서야 돌려세웠다. 로딕은 특히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라오니치의 리턴샷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던져 매치포인트를 따냈다. 로딕은 이를 "내 생애 베스트 샷"으로 꼽았다.
키 196cm의 라오니치는 올 시즌 12승(3패)을 거둘 만큼 괄목상대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랭킹 156위로 지난달 호주오픈 예선을 거쳐 본선에 출전해 프랑스의 미셸 로드라(랭킹 22위)를 2회전에서 꺾어 10년 만에 그랜드슬램대회 3회전에 오른 첫 캐나다인으로 유명세를 탔다. 라오니치는 이어 미하일 유즈니(러시아ㆍ10위)마저 따돌리고 4회전에 올랐는데 이는 1999년 이후 호주오픈 예선을 통과한 선수로는 최고의 성적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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