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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도네시아 달래는 외교적 성의 다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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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도네시아 달래는 외교적 성의 다할 때

입력
2011.02.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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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직원들이 방한 중인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의 호텔숙소에 잠입, 기밀을 빼내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크게 번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즉각 우리 정부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 국정원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수사를 맡은 경찰도 침입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혀 아직은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이 특사단 일정을 소상히 꿰고 있었고, 국가 고급정보를 노렸던 점 등으로 미뤄 정보기관 이외의 소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상식이다.

국익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가 치열한 정보확보 노력을 벌이는 것은 당연하다. 정보활동이 도덕적으로 크게 부당한 정책 결정이나 정권이나 사적 이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보호돼야 하는 것 또한 맞다. 도리어 국익과 직결된 정보 확보 실패가 지탄받을 일이다. 이번 사건은 고등훈련기 T-50 등 국산무기 수출과 관련한 정보 수집이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애당초 조용히 처리해야 할 사건이었다. 물불 못 가리는 언론의 보도행태를 새삼 개탄치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어차피 공론화한 만큼 몇 가지를 주문할 수밖에 없다. 국정원은 최근 연달아 공개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한국정세를 조사하러 온 유엔 특별보고관 일행을 미행한 사실이 드러나 망신을 당했는가 하면, 리비아에서는 서툰 첩보활동으로 추방되면서 한동안 심각한 외교문제를 초래했다. 국익을 위한답시고 실제로는 번번이 국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번 일로도 당장 방산무기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비슷한 일의 연발은 조직의 운영과 기강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국가 정보기관의 문제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인 만큼 정밀한 자기진단과 쇄신, 필요하다면 지휘계통의 물갈이에도 나설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대해서는 성실과 신의의 자세로 사건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리비아 사건 때 그러했듯이 대통령 특사급의 파견도 고려할 만하다. 전통적 우방의 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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