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침입 사건 파문이 커지면서,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이번 사태가 T-50 고등훈련기 수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방사청에 따르면, 한국 정부와 인도네시아는 현재 T-50 수출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훈련기 도입 사업을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는 각국의 제안서 검토를 끝마치고 조만간 한국을 비롯한 1,2개 국가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단계에 와 있다. 유력한 후보는 한국과 러시아다.
특히 15일에는 김관진 국방장관과 푸르노모 유스지안토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국방부에서 회담을 갖고 이 사안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이 유력하며 통보절차만 남았다"는 정부관계자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1일 방사청 관계자는 "현재로서 이번 사태가 인도네시아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과 러시아를 후보로 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감찰위원회를 소집해 사업의 공정성 여부 등을 점검할 계획이어서, 이 자리에서 특사단 침입 사건이 다뤄질 가능성도 있다.
2002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T-50 고등훈련기는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로 별명은 '골든 이글'이다. 그간 러시아 훈련기와 가격경쟁력에서 뒤져 각국과의 수출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와 향후 장기 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1만여 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져 있고, 반군 단체 및 불법재배 마약 감시, 공군 조종사 훈련 등을 위해 훈련기의 수요가 큰 나라로, 우리 정부는 양국의 방산협력에 오랜 공을 들여왔다. 더구나 인도네시아는 보라매사업(한국형 전투기 개량사업) 개발비의 20%를 투자하기로 한 나라이고 구매에도 참여하기로 해 그 관계는 매우 밀접한 상황이다.
14일 방사청이 '제 1차 한ㆍ인니 방산협력위원회'를 열고 1995년부터 모두 14차례 진행해 온 방산군수공동위원회의 수준을 격상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당시 양국 정상이 훈련기, 잠수함, 무전기 생산 등의 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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