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출수에 톱밥을 섞어 소각처리하는 방식을 검토해 볼만하다.”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처리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제시한 소각방식의 실효성과 안전성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후 정부는 21일부터 침출수 소각방안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전례가 없던 일이라 아직까지는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매몰지의 침출수는 구연산으로 산도(酸度)를 높여 구제역바이러스를 퇴치한 뒤 분뇨처리장을 거쳐 하수처리장으로 보낸다. 이 장관이 제시한 방식은 산도를 높인 침출수를 분뇨처리장으로 보내기 전에 톱밥을 섞어 소각시설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침출수로 인한 토양ㆍ지하수 오염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침출수 운송과정에서 세균확산을 방지하고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갖춘 곳에서 소각해야만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진만 건국대 축산식품생물공학과 교수는 “토양오염을 줄인다는 점에서 소각방식을 지지하지만 소각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이나 일산화탄소가 나올 것은 분명하다”며 “매몰과정에서 침출수의 차단막으로 사용된 비닐이 찢겨져 침출수와 함께 소각될 경우에는 다이옥신 등의 물질이 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산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탄저균 등 토양성 세균은 다른 식으로 처리할 뾰족한 방법이 없으므로 소각방식도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침출수에 섞을 톱밥의 양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병원성 세균은 열에 약한 만큼 소각 대신 침출수를 가열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각이건 가열이건 침출수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철저한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각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소각의 안정성도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지만 결국 물을 태운다는 점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며 “또한 침출수를 태울 때 발생할 대기오염물질의 안전성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다면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일단 침출수를 저장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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