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에게 금메달을 뺏겼던 김동성(31)이 미국땅에서 체벌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20일(한국시간) "버지니아 북부지역에서 스케이팅 코치를 맡고 있는 김동성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체벌과 언어 폭력을 가했다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증언으로 지난해 7월 연맹으로부터 경고 서한을 받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코치 자격을 유지하면서 워싱턴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WP는 "자신이 폭력의 희생자라고 밝힌 6명의 학생은 'DS 스케이팅 클럽'의 운영자이자 코치인 김동성이 아이스하키 스틱과 스케이트 날 등으로 엉덩이와 배 등을 가격했다고 증언했다"고 설명하면서 "김동성이 나와 한 친구를 라커룸으로 데려가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엉덩이를 수 차례 때렸다"는 한 학생의 인터뷰도 실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 탓에 금메달을 도둑맞은 김동성은 지난해 자신의 영문 이름을 딴 클럽을 열었다. 체벌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초부터.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김동성의 체벌 사실을 주장하면서 연맹에 진정서를 냈고 연맹은 김동성 측에 "체벌은 곤란하다"는 형식적인 경고를 내리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했다.
"진정서 내용만으로 체벌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것. 더욱이 다른 학부모 32명은 지난해 9월 "체벌은 없었다"는 반론을 담은 서한을 연맹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문제의 체벌 주장이 수강료 수준 등에 불만을 품은 일부 학부모들의 어긋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해를 지나 다시 논란에 연루된 김동성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김동성은 "지난해 일단락된 상황인데 왜 또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강하게 훈련시키기는 하지만 폭행이 있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체벌이 교육의 일환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전개하면서 '김동성 해프닝'을 예로 든 것으로 보인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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