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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韓·佛 합작 발레 '지젤'/ 프랑스 낭만발레 정수…"발끝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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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韓·佛 합작 발레 '지젤'/ 프랑스 낭만발레 정수…"발끝이 달라요"

입력
2011.02.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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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낭만주의 발레의 정수를 담은 '지젤'이 한국에서 공연된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지젤'은 기교 중심의 러시아 발레가 전부여서 표현력이 강조되는 프랑스 버전 공연에 관심이 높다. 실제로 이 작품은 공연(24~27일)을 2주일 앞둔 10일 국립발레단 창단 49년 만에 처음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전석(2,200석) 매진됐다.

이 공연은 1841년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내용이 바탕이다. 안무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부예술감독인 파트리스 바르, 지휘는 로마오페라극장 객원지휘자 마르지오 콘티, 의상은 루이자 스피나 텔리와 밀라노 브란카토가 맡는다.

시골 처녀 지젤과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는 파리오페라단 수석무용수인 마티아스 에만과 라에티시아 퓌졸이 각각 담당한다. 이들의 연기는 대체로 크고 와일드한 러시아 발레보다 섬세하고 여성적이다.

섬세한 표현은 주로 발끝 연기에 집중돼 있다.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4층 연습실에서 안무 트레이너 비비안 데큐테르(47)는 "풋 아웃 아웃"을 연발하고 있었다. 에만과 함께 지젤로 출연하는 신예 이은원(20)씨에게 발끝을 바깥에서 안쪽으로 돌리는 동작을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하라는 것이다.

다른 발끝 연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몸을 띄워서 하는 바투(발 교차)동작에서 그는 "여러 번 깊이"를 반복했다. 데벨로페(한쪽 다리를 접었다 높이 드는 동작)를 할 때는 "무조건 다리를 높이만 올리지 말고 높이를 낮추더라도 근육을 바깥쪽으로 돌려서 올리라"고 했다.

특히 2막의 처녀귀신들이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사랑을 방해하기 위해 등장하는 장면에서 배우들은 상체를 크게 쓰면서도 표정 연기를 강하게 해야 한다. 처녀귀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 계속되는 알브레히트의 독무도 빠르고 강렬한 남성미보다는 느리고 섬세한 여성미가 강조된다.

퓌졸과 함께 알브레히트 역을 맡은 이동훈(25)씨는 "러시아 버전에 비해 멈추거나 느린 동작에서 섬세한 움직임을 발끝을 통해 나타내라는 요구를 많이 받는다"며 "무대에서는 좀 더 우아한 모습이겠지만 그만큼 표현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1막의 경우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시골 마을에 신분을 속이고 찾아온 알브레히트가 지젤을 유혹하는 장면에서 작고 큰 동작을 반복하며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콘티의 지휘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춘 느릿하고 우아한 동작에 배우들은 눈동자의 각도나 눈썹의 떨림까지 조절하는 연기를 펼친다.

무용평론가 박성혜씨는 "러시아 발레보다 작고 섬세하며 고전적인 프랑스 발레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김청환 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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