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상습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인혜(49)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가 지난해 시어머니 팔순 잔치에 제자들을 동원해 축가를 부르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교수는 또 2006년 딸의 서울대 성악과 입시를 앞두고 음대 실기시험 장소를 수업 명목으로 빌려 개인적인 연습 장소로 쓰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일 인터넷포털 카페에 올라온 '신라호텔 팔순 잔치'라는 제목의 동영상엔 지난해 10월 열린 김 교수 시어머니의 팔순 축하연 장면이 담겨있다. 드레스를 갖춰 입은 남녀 제자 10여명이 무대에 늘어서 축가를 부르거나 독창을 하고 가면을 쓴 두 제자가 오페라 공연을 하는 장면 등이 들어있다.
이들 중에는 김 교수의 직계 제자가 아닌 다른 교수의 제자도 포함됐으며, 무대에 오른 음악도 사전에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성악곡이 대부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사적인 자리에 제자들을 동원한 김 교수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막장교수가 제자들을 딴따라로 만들었다' '제자가 소유물인가'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는 '사제지간에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는 일 아닌가'라며 김 교수를 옹호하기도 했다.
일부 서울대 성악과 졸업생 사이에선 "김 교수가 2006년 음대 실기시험 장소인 문화관 중강당을 수업 명목으로 두 차례 대여해 딸이 성악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혹까지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성악과를 다녔던 김 교수의 딸은 현재 미국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이날 "김 교수가 약속한대로 (각종 의혹과 관련한) 답변서를 21일까지 제출하면 조사를 마무리해 22일 정기 확대간부회의에서 오연천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징계위원회와는 별도로 22일 회의에서 오 총장이 김 교수에 대해 직위해제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징계 의결이 요구되는 자에게는 직위해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SBS는 이날 김 교수가 출연해온 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김 교수를 하차시켰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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