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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 껄끄럽던 中-日 "반갑다,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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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 껄끄럽던 中-日 "반갑다, 판다"

입력
2011.02.2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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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가 와서 인기를 얻고 많은 일본 사람들이 보며 중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빌려오는 비용은 상당히 비싸지만 그래도 괜찮은 일 아니겠느냐. 중일 관계를 좋게 만들어 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

18일 오후 일본 외무성 남청사 3층 기자회견실. 갖은 외교 현안을 둘러싼 질문과 대답으로 늘 딱딱하기만한 회견장에 모처럼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중국에서 빌려온 판다 한 쌍이 21일 도쿄(東京) 우에노(上野)동물원에 도착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장관이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중일관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답하자 참석한 기자들도 따라서 환한 웃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우에노동물원의 상징 같은 존재였던 자이언트판다가 없어진 것은 중국산 판다 링링이 숨을 거둔 3년 전부터다. 새로 들여오는 판다 비리(比力ㆍ수컷)와 센뉴(仙女)는 도쿄도가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에 해마다 95만달러(10억6,000만원)를 주고 10년간 빌렸다. 2주 정도 검역을 거쳐 우에노의 명물인 벚꽃 망울이 부풀어 오를 3월 초순께 일반 공개될 전망이다.

중국 판다가 일본에 처음 건너온 것은 중일 국교 정상화를 기념해 중국 정부가 우에노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선물한 1972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이 동물원의 연간 방문객은 그때까지 400만여명 정도에서 판다가 온 뒤 700만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저출산 등으로 감소 추세던 방문객은 링링이 숨지고 난 뒤 300만명 수준으로 격감하고 말았다. 이번 판다 방일에 동물원은 물론이고 주변 상가 등의 기대가 큰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동물원은 9,000만엔(12억원)을 들여 판다 우리를 새단장했다. 동물원이 있는 우에노공원 주변 상인들이 만든 우에노판다환영실행위원회는 서울의 남대문시장에 해당하는 아메요코 등 상점가에 판다 모양의 삼각기 500장을 내걸고 26일에는 ‘판다환영대사’ 임명식까지 열 계획이다. 지난해 센카쿠(尖閣) 영유권 갈등 이후 좀처럼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양국이 ‘판다 외교’로 껄끄럽던 사이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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