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18일 2월 임시국회가 개회됐으나 의원들의 자세는 낙제점이었다. 12월8일 여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후 여야 합의로 72일만에 국회가 열렸으나 여야 의원들이 민생 현안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긴 방학을 마치고 모처럼 등교한 것에 비유할 수 있지만 이날 할 일을 모두 마치고 퇴장한 '학생'(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국회 재적 의원 296명 중 이날 본회의에서 민생법안 처리가 마무리될 때 자리를 지킨 의원은 182명이었고, 산회 때까지 남은 의원은 30여명에 불과했다. 때문에 '무늬만 국회 정상화'란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민생은 뒷전이냐"는 따가운 민심을 의식한 듯 초반 참석률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박근혜ㆍ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등 대선주자들을 포함해 의원 252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개회 직후인 오후 2시50분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선거에 참여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썰물처럼 '학교'를 빠져나갔다. 3시17분 남북관계발전특위 구성 표결엔 223명이 참석했다. 30분도 안 돼 눈도장만 찍고 퇴장한 의원들이 30명에 육박한 셈이다. 4시22분 '말산업 육성법안'표결 때는 199명이 참여했다. 4시45분쯤 마지막 법안인 '건축물분양법 개정안' 표결이 이뤄질 땐 182명만 참석했다.
법안 처리 후 이어진 자유발언 때 출석한 의원은 30~40명으로 줄었다. 5시30분쯤 회의가 끝날 때는 더욱 썰렁해졌다.
이날 불참한 의원들은 지역구에서 활동했거나 외국에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중간에 빠진 이유도 마음이 콩밭(지역구)에 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내달 2일 끝나기 때문에 실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7일뿐이므로 의원들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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