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장(CEO)을 맞은 신한금융지주가 이사회 멤버 12명 중 10명을 교체, 대대적인 지배구조 물갈이를 단행했다. 특히 신한금융의 최대주주인 재일교포들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여 향후 신한의 행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21일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수를 기존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한편 이사진을 대폭 교체했다.
우선 기존 사내이사(비상임이사 포함)를 4명에서 2명으로 축소하는 대신 사외이사를 8명에서 10명으로 늘려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기존 이사진 중 재추천된 인물은 사외이사인 윤계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필립 아기니에 BNP파리바 아시아 리테일 부문장 2명 뿐.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지주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신한사태 3인방은 물론 과도기 임시CEO를 맡았던 류시열 회장(비상임 이사)도 모두 물러난다. 대신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와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사내이사가 된다.
국내 신임 사외이사로는 김기영 광운대 총장, 김석원 신용정보협회장, 남궁훈 전 생명보험협회장, 황선태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가 추천됐다. 재일교포 신임 사외이사에는 이정일 평천상사 주식회사 대표이사, 권태은 나고야외국어대 교수, 유재근 ㈜삼경본사 회장, 히라카와 하루키 평천상사㈜ 대표가 각각 내정됐다. 새 이사 후보들은 다음 달 2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 정식 선임된다.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재일동포 주주들의 발언권이 약화됐다는 사실. 재일동포 사외이사수(4명)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사외이사규모가 2명 늘어남에 따라 재일교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종전 50%에서 40%로 축소됐다. 신한 관계자는 "재일동포들의 주주로서 역할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한 사정에 밝은 한 금융권 인사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대리인으로 불리던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 이 전 신행장도 이사진에서 모두 물러난데다 국내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재일교포 주주들의 신한 내 영향력은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