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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분노의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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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분노의 금요일'

입력
2011.02.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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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아랍권 반정부 시위가 중대 고비를 맞았다. 바레인 리비아 예멘 등에서 금요기도회가 열린 이날 정부 당국의 유혈 진압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전개돼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예멘에서는 수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 33년간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아덴 주정부 청사에 불을 질렀고, 경찰의 발포로 1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 보도했다. 남부 타에즈에서도 시위 참가자 2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도 이날 제2의 도시 벵가지와 알바이다에 수천명이 재집결해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 사망자들에 대한 장례식이 거행되는 자리였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사임을 요구하는 성토장으로 돌변했다. 요르단에서는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친정부-반정부 시위대 간 첫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바레인에서는 이날 셰이크 하마드 빈이사 알할리파 국왕에 대한 퇴진 요구가 처음 등장했다. 전날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수도 마니마의 진주광장에서 쫓겨난 시위대 수천명은 남부도시 시트라로 자리를 옮겨 시위 희생자 3명에 대한 장례식을 치렀다. 이들 중 일부는 '왕정 타도'를 외치며 알할리파 국왕의 하야를 촉구했다. 희생자 가족인 마흐무드는 "우리는 지금까지 총리의 사임만 원했지만 이제 국왕을 비롯한 수니파 왕가가 전부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반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가 열렸다. 수만명의 시위대는 야권 지도자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 등을 "처형하라"고 외치며 반정부 시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야권이 20일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를 예고하는 등 각국 시위대가 점차 투쟁 동력을 끌어 올리고 있어 이번 주말이 아랍권 민주화 시위 사태의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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