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완공했다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기지는 기존 발사시설보다 훨씬 위협적이다. 지금까지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용한 함경북도 무수단리 기지에 비해 발사장 넓이는 5배, 발사대 높이는 1.5배나 된다고 한다.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대형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는 규모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동창리 기지는 로켓추진체를 조립한 뒤 발사대까지 운반하는 궤도 레일과 지하 연료주입 시설을 갖춰 미국 위성에 포착되지 않은 채 발사 준비가 가능하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게다가 중국과의 접경지역에 기지를 건설한 것은 유사시 한미 양국이 중국을 의식하지 않고 공습을 감행하기 힘들 것이라는 계산도 했음직하다.
북한이 핵 능력 확장과 함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은 최근 상원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연례 안보위협보고서에서 "북한이 ICBM과 관련된 많은 기술들을 성공적으로 실험했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지난달 중국 방문 중 북한이 향후 5년간 미 본토에 도달할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주민들의 굶주림을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 붓고 있는 북한의 망상이 개탄스럽다.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해 핵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계산일지 모르나,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와 고립을 부를 뿐이다.
다만 이미 2009년에 거의 완공된 것으로 알려진 동창리 기지를 미 당국자들과 언론이 새삼 부각시키는 것은 의아하다. 당장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된 상황도 아니다. 그래서 2012년 예산안의 의회 제출에 맞춰 미사일방어(MD)계획 등의 국방예산 확보와 관련이 있거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에서 '전략적 개입'으로 전환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실이 무엇이든 우리로서는 바짝 긴장해야 할 일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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