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ㆍ대전저축은행 영업정지에도 불구, 저축은행 거래 고객의 반응이 지난달 14일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보다 훨씬 차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산 계열 저축은행과 부실 기관으로 소문난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이틀째 예금 인출사태가 이어졌다.
18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부산ㆍ대전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 이후 이틀 간 전체 저축은행(부산 계열 3사 포함) 업계에서 인출된 예금은 4,300억원 가량으로, 삼화 사태 직후인 지난달 17일(6,900억원)의 3분의2 수준에 머물렀다.
대형 A저축은행의 경우 전날(188억원)에 이어 이날(212억원)도 예금이 인출됐으나 우려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고, 또다른 대형 B저축은행에서는 17일(36억원)에 이어 18일(47억원)에도 예금이 유입됐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고객 불안이 다시 높아지기는 했으나, 한달 전 삼화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예금인출 사태가 조기에 진정되는 것과 관련, 당국과 업계는 지난달 막연한 불안감으로 예금을 중도 해지했다가 금리 손실만 봤다는 인식이 저축은행 예금자 사이에서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당국이 부실이 우려되는 저축은행 명단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다른 우량 저축은행으로의 사태 확산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한 것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사태의 핵심인 부산 계열 저축은행들은 전날에 이어 18일에도 예금 인출이 이어졌으며, 계열사 홈페이지 접속이 몰리는 바람에 인터넷뱅킹이 마비되기도 했다. 서울 논현동 중앙부산저축은행에서는 전날 번호표를 받고도 대기자가 너무 많아 예금을 인출하지 못한 고객 수 백명이 오전 영업시간 전부터 몰려 들었고, 부산2저축은행 해운대지점에도 오전에만 4,000여명 고객이 몰려 예금을 인출했다.
또 전날 금감원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를 넘지 못한 것으로 발표한 일부 중소 저축은행에서도 예금 인출사태가 이틀째 이어졌다.
최진주기자 parisc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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