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 도덕과 종교 폭력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신의 이름으로/ 존 티한 지음
2001년 9ㆍ11테러는 흔히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 간 충돌이 불러일으킨 사건이라고 말들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평화를 설파하고 선을 추구하는 종교의 기본 정신을 망각한 원리주의자들이 종교를 폭력에 악용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9ㆍ11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 같은 극단주의자를 제거하면 종교를 앞세운 폭력도 사라지는 것일까. 과연 종교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일까.
저자는 폭력의 근원을 종교의 본성에서 찾는다. 진화심리학을 통해 종교를 분석해 보면 "종교 도덕과 종교 폭력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종교의 폭력성은 배타적 본성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종교의 폭력성과 배타성을 극복은 가능한 것일까. 저자는 "휴머니즘은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인간의 복지를 중심가치로 두는 도덕 체계"라며 "기존의 종교를 도덕적 휴머니즘에 맞게 재조정해 나갈 때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 피터 드러커의 30개 명강의 총정리
피터 드러커 강의/ 피터 드러커 지음
피터 드러커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적 강의를 총정리한 책. 1940년대 베닝턴대 교수로서 처음 행한 강의에서 2003년 은퇴 직전 레어몬트대에서 한 마지막 강의까지 30개의 명강의가 들어 있다. 그가 왜 '경영을 발명한 사람'이라 일컬어지는지, 그가 경영이란 주제를 중심으로 사회ㆍ문화ㆍ정치ㆍ경제ㆍ종교ㆍ문학ㆍ예술ㆍ심리학 등 인접 학문을 어떻게 접근하고 통합했는지를 거대한 밑그림 아래 서술한다.
경영서지만 경영에 대한 직접적 언급보다는 그의 경영 철학을 배태시킨 인생관, 역사적 지식, 시대에 대한 통찰, 신선한 비유에 더 방점을 뒀다. 세계를 뒤흔든 전쟁, 매스미디어, 인터넷, 초강대국 중국의 등장 등 1940년대 이후 세계에 거대한 파장을 초래한 현상들이 드러커의 독자적 시각으로 해석된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 이란 망명객이 들려주는 이슬람에 대한 진실
바느질 수다/ 마르잔 샤트라피 지음
식사를 마치고 10명 가량의 여인들이 찻잔을 들고 거실에 모여 앉았다. 할머니에서부터 결혼 적령기의 여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인들이다. 이슬람국가인 이란의 중산층 가정. 성차별과 여성 인권침해가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정부 정책으로 발표되는 곳. 일상의 수다가 시작된다. 주로 성과 사랑 이야기다.
혼전 경험을 들킬까 두려워하는 신혼 초야의 여성, 결혼 첫날밤 늙은 남편이 싫어 도망친 신부 이야기, 유부남과의 연애 경험을 지닌 여인이 들려주는 정부(情婦)로 사는 것의 장ㆍ단점, 질 축소술에 대한 논쟁…, 결혼 사기를 당해 보석과 순결 모두를 잃고 우는 여인에게 관록의 인생 선배가 해 주는 조언도 있다. "보석이 아까워 우는 건 이해해도 순결을 잃었다는 따위로 우는 것 이해할 수 없어."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린 마르잔 샤트라피는 이란 정부에 맞서 온 사실상의 망명객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책이 서구인이 지닌 이슬람 사람과 문화에 대한 오해를 푸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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