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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특사단 숙소 침입/ 경찰 허술한 수사… 국정원과 은폐 시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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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특사단 숙소 침입/ 경찰 허술한 수사… 국정원과 은폐 시도했나

입력
2011.02.18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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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의 숙소에 침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경찰의 허술한 대응과 수사 과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사건 신고 후 CCTV 자료나 지문 등 가장 기초적인 '수사의 ABC'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사건 발생 5일이 되도록 '괴한 3명의 신원 확인이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이 국정원과 모종의 협의 하에 사건의 진상 은폐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또다른 의혹까지 낳고 있다.

경찰과 롯데호텔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11시15분께 사건을 접수하고 이틀 뒤인 18일 오후 5시 호텔 측에 공문을 보내 CCTV 자료를 요청했다. 절도 사건의 경우 CCTV 확보가 급선무라는 걸 모를 리 없는 경찰이 취한 대응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한 17일 오전 3시40분께 국정원 직원이 경찰에 사건의 보안을 요청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양 기관 간 사전 협의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경찰이 'CCTV에 찍힌 용의자의 인상착의나 얼굴을 알아보기가 어렵다'고 한 대목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당시 호텔에는 엘리베이터 등 주요 시설에 250대의 CCTV가 작동하고 있었다. 정황상 이들의 이동 경로로 추정되는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CCTV에 얼굴이 그대로 찍혔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이들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도 않은 상태였다.

호텔 관계자 역시 "CCTV에 안 찍히고 객실에 접근할 방법은 없으며 엘리베이터 내 CCTV는 충분히 얼굴을 식별할 정도로 고화질"이라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여전히 "엘리베이터 안의 CCTV가 아래쪽 방향으로 촬영하고 복도가 어두운 곳이어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경찰이 유일한 목격자인 호텔 종업원 조사를 사건 발생 5일 후에야 진행한 점도 이해하기 힘들다. 경찰은 인도네시아 특사단에 들켜 도주한 3명의 괴한 중 남자 2명이 호텔 19층 비상계단에 숨어 있다가 호텔 종업원에 발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런데도 침입자의 인상착의 등을 진술할 수 있는 핵심 목격자인 이 종업원을 바로 조사하지 않았다.

특사단의 노트북에 남아 있다는 8개의 지문 감식 과정도 의혹을 부추긴다. 경찰은 "특사단이 준 노트북에서 다수의 지문을 확보했지만 외국인 지문을 제거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지문 감식이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문 감식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국내인의 경우 신원 파악이 며칠씩이나 걸릴 만큼 어려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남상욱 기자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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