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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印尼특사단 숙소 침입' 의혹/ 외교 문제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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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印尼특사단 숙소 침입' 의혹/ 외교 문제로 비화

입력
2011.02.1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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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관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이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간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1일 자국 특사단 숙소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에 한국의 국가정보원 직원이 연루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측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줄 것을 우리 측에 요청했다"며 "우리 측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고, 확인이 되는 대로 인도네시아에 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니콜라스 딴디 다멘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박해윤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을 면담했다"고 설명했다.

외교 소식통은 "인도네시아 대사가 호텔 침입 사건 자체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인도네시아 측은 앞으로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향후 경찰의 수사 진행 상황과 우리 정부의 태도를 지켜본 뒤 외교적 문제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국정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외교 관계는 물론 양국 경제협력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등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그 상황에 따라 외교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검토하고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 사건에 국정원이 개입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날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들어간 괴한 3명이 국정원 직원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언론보도가 국익에 손상을 줄 것으로 우려돼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이 문제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다른 나라도 관련된 사안이므로 어떤 의견을 말씀드릴 게 없다"며 "다만 모든 국민들이 한국∙인도네시아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정원과 경찰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축소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지난 16일 오후 11시15분 경찰에 사건이 접수된 지 4시간20분여 후인 17일 새벽 3시40분께 국정원 직원이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찾아가 보안 유지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18일에야 롯데호텔에 CCTV 자료를 요청했다. 호텔측은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CCTV는 얼굴을 충분히 식별할 정도"라고 밝혔는데도 경찰은 "화면이 흐려 신원 확인이 안 됐다"는 입장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에 국정원 직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익을 위해 한 것이라면 처벌해도 실익이 없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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