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은 모두 부산저축은행 계열이다. 부산저축은행을 모기업으로 대전과 부산2, 중앙부산, 전주저축은행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저축 계열은 자산 기준 국내 최대 저축은행이다. 자산이 10조9,099억원(2010년 6월말기준)에 달해, 지방은행인 전북은행(9조53억원)보다도 덩치가 크다.
부산저축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합병(M&A)하며 급성장했다. 1972년 부산상호신용금고로 출발, 1999년 새부산신용금고를 시작으로 서울중앙(2006년), 대전, 전주 고려저축은행(이상 2008년)을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2008년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캄보디아에 '캄코뱅크'를 설립하는 등 저축은행으론 드물게 해외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한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부산저축의 PF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3,568억원. 전체 대출잔액(3조2,814억원)의 71.8%에 이르는 기형적인 구조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자 PF대출은 대규모 부실화됐고, 결국 자산 건전성은 급전직하했다. 부산저축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009년 6월말 10.11%에서 지난해 말 5.13%로, 대전저축도 같은 기간 5.46%에서 3.18%로 떨어졌다. 또 두 곳 모두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디폴트(예금지급불능)상태에 빠져 있다.
대주주는 박연호 회장과 아버지 박상구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로, 37.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박 전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조카로, 금호그룹의 모체였던 광주여객(현 금호고속) 설립 멤버. 박 전 회장은 옛 삼양타이어(현 금호타이어)에서 근무하다 81년 금호를 떠나 당시 부산상호신용금고를 인수했다. 이 회사로 따지고 보면 '범 금호가'인 셈.
90년대 해외자본 유치와 공격적인 영업방식으로 성장을 이끌었하지만 2000년 경영권을 이어 받은 박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무리한 외형확장을 시도했고, 결국 이것이 화근이 돼 몰락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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