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 한가운데 위치한 온두라스는 남한과 비슷한 넓이에 국토의 70%가 산악지대인 중미 광업자원의 중심지다. 동시에 대서양 연안의 산호초 해역은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클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뤄 청정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온두라스의 포르피리오 로보 대통령 부부가 다음 주초 한국을 방문한다.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배우기 위해서다. 로보 대통령은 이달 초, 대사관이‘국경 없는 교육가회’ 회장인 김기석 서울대 교수를 초청해 마련한 한국의 경제개발과 교육에 관한 강연회에 뜻밖에 참석할 정도로 우리의 발전 경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로보 대통령은 일찍부터 우리 태권도를 배운 특별한 인연이 있다. 태권도 교관
으로 파견된 송봉경 사범(2008년 작고)의 제자로 공인 3단의 실력을 갖고 있다. 지금도 매일 새벽 태권도 연마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극기와 규율을 중시하는 도의 경지에 이끌어준 송 사범을 정신적 스승으로 무한히 존경한다고 말한다.
온두라스는 중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이다. 게다가 1998년 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미치(Mitch)의 최대 피해국으로 아직도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다. 최근 독일의 환경감시단체 저먼 워치(German Watch)의 조사에 의하면 온두라스는 자연 재해에 세계에서 3번째로 취약한 나라다. 이와 같이 어려운 여건에서 2009년 발생한 정변 이후 당선된 로보 대통령은 국민 화합을 통한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면서 가난과 민생고 극복을 위한 경제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로보 대통령 정부는 지난 달 ‘모델 도시’창설을 위한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모델 도시’는 거의 주권 수준의 자치권이 부여된 독립적 시 정부가
선정한 투자ㆍ개발ㆍ운영권자가 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로보 대통령은 세계 주요 모델 도시를 직접 둘러보기 위한 아시아 순방의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경제위기 이후 저성장 침체의 늪에 빠진 온두라스는 모델 도시를 성장의 견인차로 삼아 국토 균형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주요 국정목표로 삼고 있다. 당초 홍콩 모델에 관심을 가졌던 로보 대통령이 한국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신도시 건설을 통해 축적한 한국의 전문성과 경험을 배우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온두라스는 모델도시 건설과 더불어 항만 현대화, 그리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운하 건설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로보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1960년대 개발 초기 산업화의 물꼬를 튼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주역이었던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에 관한 이해와 지식을 넓히기 바란다. 이를 통해 온두라스의 경제 개발과 양국의 호혜적 협력에 유익한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우리 정부는 최근 수년간 한국의 성공적 개발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KSP(경제발전경험 전수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으며, 다수 국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갈수록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의 앞선 경제발전 경험을 지구촌 개도국 지도자 및 국민과 널리 나누는 것은 우리의 국격을 높이고 국익 을 확대하는 데도 크게 도움될 것이다. 로보 대통령의 방한이 온두라스 국민들에게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꿈과 비전을 전하는 값진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원종온 주 온두라스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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