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이집트를 휩쓴 민주화 물결이 이란, 바레인뿐 만아니라 가능성을 낮게 봤던 리비아와 이라크 등에서도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켰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42년째 집권중인 리비아에서도 15일 밤 첫 반정부시위가 벌어졌다. 수백명의 시위대가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벵가지에서 “부패청산” “무아마르는 알라의 적” 등의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경찰과 정부 지지자들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14명이 부상했다. 리비아 국영 통신사는 반정부 시위는 언급하지 않고 대신 카다피 지지자들의 시위만을 전하는 등 사태무마 보도로 일관했다.
또 이라크에서는 바그다드에서 160km 떨어진 도시 쿠트에서 16일 2,000여명 이상의 시위대가 모여 지방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은 이날 시위진압 과정에서 10대 참가자가 사설 경비원이 쏜 총에 맞아 숨지고, 2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도 15일 일자리와 공공서비스 향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어린이 2명과 남성 1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이와 관련, 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국제식량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도 이집트식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어날 소지가 충분하다”고 보도했다.
연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16일에도 32년간 장기집권 한 알리 압둘레 살레 대통령 퇴진과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친ㆍ반정부 시위대간 충돌이 빚어졌다. 예멘 당국은 경찰 2,000여명을 동원해 학생을 포함한 수천명의 시위대에 맞섰다. AFP통신은 살레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10여명의 시위 참가자가 부상했고, 3명의 기자가 구타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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