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선암사(사진)의 소유권을 놓고 50년 넘게 계속된 불교 태고종과 조계종의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양 종단은 16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시로부터 선암사 재산관리권을 넘겨받아 공동 운영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계종 측 선암사 주지인 덕문 스님은 "양 종단이 분규를 끝내고 선암사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로 한 만큼 선암사에 대한 권리를 순천시로부터 돌려받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9일 마련된 합의서에 따르면 양측은 재산관리권을 공동 인수하고 문화재 및 부동산 등 재산 현황을 공동 조사키로 했다.
선암사 분규는 1954년 이승만 정부가 불교 정화를 명분으로 태고종 소유였던 절을 조계종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이후 갈등이 계속되자 1970년 정부는 재산관리권을 순천시로 넘겼고, 태고종과 조계종은 각각 점유권과 소유권을 갖는 기형적 상황이 이어졌다. 양 종단은 지난해 1월 서울 봉원사를 둘러싼 분쟁도 비슷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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