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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이집트 민주화와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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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이집트 민주화와 북한

입력
2011.02.1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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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에서 시작한 시민혁명이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마저 무너트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란 예멘 바레인까지 민주화의 열기가 전달되고 있는 것 같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시작된 민주화 도미노 현상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우리의 반쪽' 북한에도 민주화 바람이 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분분하다.

체제 내부 힘으로 변화 이뤄

문화적 다양성이나 상대주의적 가치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인권의 보호나 민주주의의 실현은 절대적 정당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지구적 차원에서 본다면 민주주의를 달성한 국가의 수는 많지 않다. 특히 근대의 출발지였던 서구의 몇몇 국가들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제3세계 국가들의 민주화 과정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를 지나면서 소련을 포함한 동구의 사회주의 국가들도 체제 전환을 통하여 민주주의의 길로 들어섰고 군부 독재의 상징과 같았던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도 민주적 제도를 복원하면서 점차 민주화가 확산되는 경향이 확고해지고 있다.

물론 제도적 민주화를 이룩한 국가들도 해결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지만 문제는 기초적인 수준의 민주화에도 이르지 못한 나라들이 대단히 많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이집트나 튀니지는 일종의 민중 봉기를 통하여 민주화의 길에 들어섰지만 미얀마나 북한과 같은 국가들은 민주주의의 전망조차도 불투명하다.

이러한 나라들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아이티의 경우에서 경험하였듯이 자연 재해에도 극히 취약하여 국민의 기초적인 생존마저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마디로 정치적 문제와 경제사회적 문제가 나쁜 방향으로 악순환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국가들이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는 수준으로 민주화되고, 번영까지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일반 시민의 최소한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는 일이 시급하다. 문제는 그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데 있다. 이 경우 정치적이든 사회경제적이든 인권 보호를 명분으로 외적인 자극으로 변화를 추동하려는 시도가 가능할 것이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군사적인 침략을 통하여 체제를 강제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경우를 대표하는 것이 이라크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이라크의 민주화나 체제안정을 장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력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압박을 지속하는 경우가 미얀마이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역시 회의적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화는커녕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들의 대규모 학살조차 국제적인 힘으로 막지 못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민주화나 기본적인 인권 보호를 위하여 체제 외적인 노력이나 힘은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이와 같은 시도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체제 내적인 변화의 추동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외적 강제로 변화를 추구하는 시도는 저항을 강화하면서 또 다른 폭력을 양산하고 결과적으로 보통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사실을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에서 목격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시민혁명이 외부적 강제에 의해서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여야 한다.

압박 만으로 북한 변화 어려워

무바라크의 몰락을 보면서 북한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북한의 민주화를 바라는 것도 틀린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이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기대감과 결합한 붕괴론에 취하여 정치적으로 억압받으면서 굶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도외시하고, 압박만 하면 이집트 식으로 북한 체제가 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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