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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만성콩팥병, 심장병과 뇌혈관 질환 사망률 8배까지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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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만성콩팥병, 심장병과 뇌혈관 질환 사망률 8배까지 높여

입력
2011.02.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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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은 몸의 피를 깨끗하게 바꾸는 ‘정혈기(淨血器)’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뒤 온 몸을 순환한 핏속의 노폐물을 걸러 오줌으로 내보낸다. 콩팥이 망가지면 몸은 오염되고 합병증이 여럿 생긴다. 문제는 콩팥 기능이 50%까지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계몽하기 위해 대한신장학회(이사장 장윤식 여의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3월 10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건강한 콩팥, 심장을 구합니다’라는 주제로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8개 병원에서 만성콩팥병 무료검진과 함께 공개강좌를 연다. 참가를 원하면 학회 사무국(02-3486-8738)로 문의하면 된다. 학회는 앞서 15일 국내 4만명을 포함한 전 세계 120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결과를 종합 분석해 만성콩팥병이 심장병과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최대 8배까지 늘린다는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급증하는 콩팥병…국내에만 600만명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콩팥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혈액투석(透析)이나 콩팥이식 등 신대체요법을 받기 전 상태의 모든 만성 콩팥질환을 포함한다. 임상적으로 콩팥의 노폐물 제거 정도를 의미하는 사구체 여과율이 기준 이하로 떨어져 있거나, 혈액ㆍ소변ㆍ방사선ㆍ신장병리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는 경우를 말한다. 사구체신염과 당뇨병, 고혈압 등에서 의해서도 발병한다. 방치하면 콩팥 기능이 갈수록 떨어져 혈액투석이나 콩팥이식을 해야 한다.

세계인구 중 5억명 이상이 만성콩팥병에 시달리고 있다(국제신장재단연맹). 국내 환자도 크게 늘었다. 국내에는 600만명(전체 인구의 13.8%)이나 된다. 이 가운데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는 6만명 정도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많은 것은 병이 악화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김성권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콩팥병이 시작되면 1년에 콩팥 기능이 3~5%씩 손상되고, 20년 뒤면 기능이 0이 된다”며 “문제를 발견했을 때에는 콩팥 기능이 3분의 2가 손상된 뒤”라고 말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대부분이 10년 이상 이를 모르고 지내다 말기에 치료를 시작한다.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한 번 손상된 콩팥은 대부분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1년에 한 번 소변검사를 받아 조기 발견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성콩팥병이 말기신부전으로 악화하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등을 해야 한다. 이런 신대체요법을 해도 콩팥 기능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만 대체할 수 있다.

음식관리와 조기 진단이 중요

만성콩팥병을 조기 진단하려면 위험인자 유무(가족력, 고혈압, 당뇨병)를 확인하고, 위험군에 속하면 적극적으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정경환 경희의료원 신장내과 교수는 “위험인자를 발견하려면 어른은 자세한 문진과 함께 혈압측정 및 소변, 혈액검사를 포함하는 정기 검진을 1년에 한 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 검진에서 위험군으로 판단되면 만성콩팥병의 발생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사구체 여과율을 추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초음파검사를 비롯한 영상검사가 필요하며, 콩팥조직검사가 최종 확인에 이용된다. 소변검사는 가장 기초적인 검사로 단백뇨, 혈뇨가 검출되는 것으로 측정한다. 일단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1~2주 간격으로 2회 이상 반복해 지속성 여부를 확인한다.

만성콩팥병은 엄격한 혈압조절이 필요하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을 130/80㎜/Hg 이하로 낮추면 당뇨병성 및 비(非)당뇨병성 콩팥질환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도 혈당조절을 철저히 하면 미세알부민뇨와 단백뇨뿐만 아니라 미세혈관합병증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일과 채소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콩팥병에는 예외다. 콩팥기능이 좋을 때에는 오렌지, 바나나, 토마토 등 칼륨 성분이 많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좋지만, 콩팥기능이 떨어지면 주의해야 한다. 콩팥병 환자는 칼륨 배설 능력이 떨어지므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근육쇠약, 부정맥은 물론 심하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채소를 섭취할 때에는 채소, 호박, 버섯 등의 껍질을 벗기거나, 채소를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물로 헹구면 칼륨을 줄일 수 있다. 또 잡곡밥에 많은 인과 칼슘도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 농도의 균형을 맞출 수 없게 돼 가려움증, 관절통, 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인의 섭취를 줄이려면 사탕이나 꿀 등의 당분 섭취를 늘리고, 치즈 등의 유제품을 피하는 게 좋다. 학회 홍보이사인 김영훈 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시거나, 신장에 좋지 않은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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