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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규모 집회 예고" 이란 反정부 시위에 美ㆍ러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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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규모 집회 예고" 이란 反정부 시위에 美ㆍ러 충돌

입력
2011.02.1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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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중동지역의 민주화 열기, 특히 핵문제로 서방과 대치하고 있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충돌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시위를 중동에서 일고 있는 민주화 물결의 흐름으로 보고 이를 고무하는 반면, 이란 정권과 밀착해 있는 러시아는 '미국의 시위 조장'이 이란의 반미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테헤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16일에도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간 충돌이 발생했다. 14일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진 대학생 사나 잘레의 장례식에서 시위대와 정부 지지자들간 몸싸움이 벌어진 것. 18일 시위를 앞두고 이렇게 정부와 시위대 간 긴장감이 폭풍전야 처럼 팽팽한 상황이어서 국제사회는 중동 민주화 시위에 따른 지정학적 역학관계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5일 "이란 국민이 더 많은 자유를 얻기 위한 열망을 표출하는데 용기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하는 이란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세상은 변해 협박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란 정부가 이집트 혁명을 축하하면서 자국 국민에는 총격 등 폭력을 쓰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매우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이란 시위대의 열망을 지지한다"며 "이란의 정치시스템이 개방돼 야당과 인권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란 정부에 탄압의 명분을 줄 수 있어 시위대에 대한 명시적 지지를 자제했던 지금까지의 기조와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미국과 영국을 거칠게 비난했다. 영국을 첫 공식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제기하는 특별한 형태의 민주주의 요구는 "비생산적 역풍을 초래한다"며 미영의 성명을 "성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미국 비판 발언은 러시아 정부가 이집트 시위 때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라"고 한 이후 두 번째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미국의 개입으로 선거가 치러진 결과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하마스가 승리, 결국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제재만 강화됐다며 "특정 의도를 갖고 행동을 부추기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란 핵문제에 대해서도 "서방의 제재가 이란 국민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협박이 아닌 외교적인 해결"을 주장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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