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이 18일 의원총회에서 "당에 돈이 없다"며 "의원 보좌진이 당비를 더 낼 수 있도록 의원님들이 독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집권여당 사무총장이 공개 석상에서 '돈 좀 달라'고 호소하는 광경은 참 낯설다. 과거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실제 한나라당은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정당 후원회 폐지 이후 당 수입은 국고 보조금(연간 경상보조금 약 132억원+선거보조금 약 140억원)과 책임당원들이 내는 당비에 의존한다. 그런데 올해 전국단위 선거가 없어 선거 보조금이 나오지 않는다. 또 지난해 6월 지방선거 공천 탈락자들과 그 지지자들이 대거 탈당, 책임당원이 21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지방선거 패배로 매달 10만~50만 원의 직책당비를 내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도 줄었다. 이래저래 돈줄이 막힌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찾아낸 새로운 수입원이 의원 보좌진이다. 원 사무총장은 "당 소속 의원 보좌진 1,200명 중 600여 명만 매달 2,000원의 최소 당비를 내고 있다"며 "보좌진을 전원 입당토록 해 직책당비를 내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당비규정 상 4, 5급 보좌진은 각각 5만원과 3만원, 6급 이하 보좌진은 1만원을 매달 내게 돼 있지만 납부 실적은 저조하다고 한다. 하지만 보좌진 사이에선 "전당대회 대의원 자격 등 권리는 안 챙겨주면서 왜 당비만 내라고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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