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3년]여당, 총선 앞 마음 콩밭에… 지도부는 분열당정청 9인회동 작년말 이후 한번도 안열려
당정청 수뇌부의 정책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제역, 물가 급등, 전셋값 폭등 등 민생과 직결된 중요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청와대, 정부, 여당 지도부 등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선 당정청 핵심 포스트에 있는 여권 지도부들의 유기적인 논의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직접 현안을 챙겨야 하는 정부와 이를 독려해야 하는 청와대의 책임도 크지만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집권여당이 정부를 리드하며 민생 현안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전셋값과 물가 급등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당정회의를 했지만 새로울 것 없는 정부 정책을 그냥 수용하는 수준에서 머물렀다. 민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문제인데도 선도적인 한나라당 발(發) 정책이 전혀 없는 것이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15일 "정책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인정해야 한다"며 "솔직히 요즘 여당은 무력해 보일 정도다. 의원들 마음도 콩밭(내년 총선)에 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런데도 여당 지도부는 힘을 모으지 못하고 갈가리 찢겨져 갈등하는 풍경만 보여주고 있다. 당장 개헌 특위 구성 문제를 놓고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대 홍준표 서병수 최고위원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정부의 일방적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당정회의를 열자고 하면 정부가 날짜를 미루는 등 일방적이고 소극적인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특히 당정청 공조체제가 허술해진 것이 문제다. 여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당정청 9인회동은 지난해 12월5일 이후 열리지 않았다. 9인회동은 당에서 안 대표, 김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 정부에서 김황식 총리,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이재오 특임장관,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등이 참여하는 회의체다. 현안에 대해 당정청이 소통하고 조율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당정청 전체가 긴장감이 떨어져 현장 민심의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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