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간의 이집트 로제타 혁명의 승자와 패자는 시민과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뿐일까.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국제정치학자 스티븐 웰트 교수가 14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분석한 승자와 패자에는 이집트 군부와 알 카에다 등이 포함됐다.
웰트 교수가 꼽은 승자는 와엘 고님을 비롯한 시위대, 튀지니 혁명 때부터 중동 언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명성을 날린 알 자지라 방송, 중동의 개혁주의자들이었다.
이집트 군부도 승자다. 무바라크의 퇴진으로 손상을 입긴 했지만 평화적 정권교체의 관리자로 각인됐고 포스트 무바라크를 내세울 기회도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국내 파장을 우려해 반정부시위 보도를 통제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이 당분간 중동 외교에 집중하며 반사 이익을 보게 됐다는 점에서 승자에 끼었다.
반면 치명타를 받은 패자는 이슬람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꼽혔다. 이번 민주화 물결은 무장세력의 폭력 선동을 무기력하게 만들었기 때문.
미국의 중동평화 정책이 한계를 노출함에 따라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뜻하는 ‘팍스 아메리카나’도 패자로 분류됐다.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반발로 세력을 유지해 온 무슬림형제단도 젊은 층에는 흡입력이 떨어져 변화 없이는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시리아 등 아랍의 장기 독재국가, 1979년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맺은 이스라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직 승패가 분명치 않은 대상으로 남았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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