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금메달을 목에 건 '명품 태권' 이대훈(19ㆍ용인대1). 당시 남자 고교생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대표로 선발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태권도계에선 "오랜만에 '물건' 하나 나왔다"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내로라하는 실업 선배들을 제치고 '세계무대보다 더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한 데 이어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도 한 수위의 기량으로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화려한 '금빛 발차기'에 곱상한 외모까지 갖춰 아시안게임 이후 인기가 급상승했다. 최근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 지난달 대한태권도협회로부터 최우수선수로도 뽑혔다. "괜히 겉멋만 드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다.
3개월 여가 흐른 지난 14일, 2011년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 경주실내체육관. 오는 5월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5월1~6일) 출전을 위한 1차 관문 앞에 선 그는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아시안게임 때는 선배들이 이대훈을 잘 몰랐고 전혀 분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석 대상이 됐을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를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훈이었다. 이대훈의 공격패턴과 습관 등을 철저히 분석하고 나온 상대들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남자 63㎏급에서 가볍게 우승했다. 다음달 13일 열릴 최종평가전에서 이번 대회 2위인 손영우(경희대)를 비롯해 와일드카드(국제 경쟁력이 있는 선수가 예선, 최종대회 등에서 탈락하면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를 통해 기회를 얻게 될 1, 2명과의 마지막 대결을 남겨 두고 있다.
"아시안게임 이후 자만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린 게 가장 뿌듯해요. 주특기인 머리공격이 많이 노출됐기 때문에 다른 발차기를 더 연구하고 있어요."
진화하는 목표설정도 뚜렷하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이 최종 목표다. 이대훈은 "시기가 참 좋은 것 같다. 3개 대회 중 낮은 목표였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며 "단계별로 목표를 높여 가깝게는 세계선수권, 멀게는 런던올림픽에서 반드시 1등을 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경주=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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