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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주신 책과 편지… 입학의 기쁨이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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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주신 책과 편지… 입학의 기쁨이 두 배

입력
2011.02.1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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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지은(가명)아. 엄마는 널 생각하면 가슴이 저린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알바하느라 고생하는 너.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해 중학교 때부터 일하고, 제대로 대학생활도 못 누리고. 대학 졸업 때까지 엄마가 건강해서 도움이 돼야 하는데…"

2009년 가을 성균관대 축제 때 이 대학 이지은 학생은 학교를 통해 엄마가 쓴 편지를 받았다. 지은씨는 또 공지영씨의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도 받았는데, 바로 엄마가 지은씨에게 추천한 책이었다.

성균관대가 학생들에게 학부모의 편지와 함께 학부모가 추천한 책을 전달하는 '오거서운동'이 호응을 얻으며 확산되고 있다. 성대는 15일 그 동안의 학부모 편지와 학생들의 독서노트를 묶은 <독서를 부탁해> 를 16일자로 출간한다고 밝혔다.

오거서(五車書)라는 말은 다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구에서 따온 것. 성대는 2009년 5월 이 학교 수원캠퍼스의 축제에서 학부모의 편지와 책을 선물하는 행사가 큰 인기를 끌자, 지난해 입학식부터 서울 캠퍼스로 이 운동을 확대했다. 합격 통지서를 우편으로 전하며 학부모에게 반송용 편지 한 통을 동봉한 것. 편지에는 '신입생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하고자 하니 편지와 함께 책을 추천해달라'고 적혀 있다. 지난해에는 신입생 3,900명 중 1,900여명의 학부모가 평소 자녀에게 못한 이야기를 정성스런 손 글씨로 보내왔다. 학교는 부모가 추천한 책을 사서 입학식 당일 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지난해 경영학과 한 신입생은 "'돈 많이 버세요'가 덕담인 오늘을 사는 아들에게"라고 시작하는 어머니의 편지와 최재천 교수의 <통섭> 을 선물 받기도 했다. 편지에는 "5학년쯤 네가 곤충학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배고픈 직업인데 하면서도 기뻤단다. 그런 네가 경영학과에 가서 서운하기도 했다. 앞으로 니가 선택한 길, 니 삶을 다른 사람에게 경영 당하지 말고 조화롭게 살도록 하라"라고 쓰여 있었다.

성대 학술정보지원팀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속 깊은 자녀사랑에 바탕을 둔 책 추천과 편지내용의 수준이 높아 우리도 많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책 편지 행사는 오는 23일 있을 2011학년도 성대 입학식에서도 열린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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