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에 이어 우리금융 회장 인선까지 마무리됐다. 하나금융은 김승유 회장의 연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면 이제 남아있는 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단 1곳, 산은금융지주 회장 자리다. 민유성 현 회장이 "임기는 6월까지지만 3월에 임기가 끝나는 다른 기관장들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조기 퇴진 의향을 밝힌 상황. 하지만 숱한 하마평에 과열 양상을 보였던 다른 지주사들과 달리 아직까지 후임 회장의 향배는 안갯속이다.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산은지주의 회장과 행장 분리 움직임. 지금까지는 민 회장이 행장을 겸직하고 있지만, 앞으로 민영화 등 큰 그림을 그릴 회장과 일상적인 은행 경영을 맡게 될 은행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의 경우에도 회장과 행장 겸직 및 분리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기되는 것이 강만수(사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산은지주 회장'가능성이다. 숱한 하마평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잡음 탓에 다른 금융지주 회장직에 응모를 하지 않았지만, 국책금융기관인 산은지주 회장직이라면 합의 추대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산업은행장은 과거 차관급 인사가 주로 임명됐기 때문에 '부총리급 장관'을 지낸 강 위원장에겐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 정부관계자는 "회장과 행장이 분리된다면 실무적 업무를 행장에게 넘길 수 있는 만큼 장관급 자리로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자리에 비해 여론의 반대도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회장-행장이 분리돼 강 위원장 같은 거물급 회장이 영입된다면, 행장은 김영기 수석부행장 등 내부 출신이 유력시된다.
하지만 정부가 굳이 후임 회장 인선을 서두르지 않고 민 회장이 6월까지 임기를 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 정부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할 때 무리를 해가면서 인사를 앞당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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