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가 바닷속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이어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이 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피시플레이션'은 수산업(fisheries)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쳐 만든 신조어.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애그플레이션을 본떴다.
최근 국제 수산물 가격은 역사적 고점을 뚫고 있다. 지난달 5일 일본 도쿄의 최대수산시장 쓰키지시장 경매에서 342㎏짜리 홋카이도산 참다랑어가 사상 최고가인 3,249만엔(약 4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은 단적인 예. 유엔산하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수산물가격지수는 지난 10년간 40% 급등하며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수산물 가격 상승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수산물 소비는 늘고 있는 반면 공급은 벌써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 FAO는 "남획과 지구온난화, 수산물 소비 급증으로 인해 어족 자원이 고갈돼, 2015년 약 1,000만톤의 수산물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전세계 어획량은 2000년 6,400만톤을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는 2005년 16.4㎏에서 2008년 17.5㎏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양식으로 공급 부족을 메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졌다. 양식 사료 원료인 어분 가격이 10년새 3배 이상 급등, 식용 생선보다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수산물을 잡을 바다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다. 동양종금증권은 15일 보고서에서 "각국이 수산자원 보호를 명목으로 조업관리 및 규제를 강화하는 등 수산자원 자국화 현상이 정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원양산업의 주력인 참치의 경우, 어획생산의 80% 이상이 이뤄지는 중서부태평양수역에 어족자원관리를 위한 지연수산기구(WCPFC)가 설립되면서 어업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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