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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연극 Taxi, Taxi' '아미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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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연극 Taxi, Taxi' '아미시 프로젝트'

입력
2011.02.1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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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미국 아미시고에서 총기를 난사, 세상을 경악하게 한 범인이 겨눈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자본주의와 민주화가 결합해 독특한 풍경을 연출했던 1980년대의 물량주의와 출세지상주의는 지금 어떤 일그러진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역사와 사회의 거울로서 연극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무대가 잇따라 열린다. 약속이나 한 듯 여성적 관점이 승하다.

김아트인스티튜트시어터의‘Taxi, Taxi’는 택시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동시대 읽기의 유효한 텍스트로 치환한 작품이다. 1997년 장진씨가 연출하고 꾸준히 버전업해 온 ‘택시드리벌’이 나오기 전인 88년에 초연된 이 무대는 이제 페미니즘의 세례를 받아 거듭난다. 착한 사람들이 분노하게 하는 폭력적 세상을 읽어 나가는 주인공 택시기사는 이번에는 50대 여성. 이 택시기사는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딸을 통해 체득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진술한다. 여배우의 성 상납 의혹, 용산참사도 그의 입으로 고발한다. 그는 복잡다단한 사회를 요령 있게 정리해 주기도, 착한 사람들의 분노를 대변하기도 하는 독특한 존재다.

한국 사회에 엄존하는 불평등과 고통이 극작ㆍ연출가 김상수씨 특유의 상징적이고 파편화한 무대 언어로 표현된다. 극장이 단순한 볼거리의 재연장으로 변질돼 가는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 만은 없다는 김씨의 고집이 반영돼 있는 무대다. 3월 4일~5월 1일 공간아울. 육미라 한송이 등 출연. (010)8452_1020

아미시고 총기 난사 사건을 7명의 배우가 참여하는 오브제 극으로 되살린 ‘아미시 프로젝트’도 근본 문제에 대한 질문이라는 점에서 같은 성격이다. 노네임씨어터컴퍼니와 극단C바이러스컴퍼니가 만든 이 극은 복수심과 절망감 등 시민들의 내면을 엄습한 심경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미국에서는 보기 힘든 금욕적 종교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아미시인들의 존재가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90분 동안의 암전 없는 전개, 실제 상황(fact)과 허구(fiction)의 공존으로 객석에 독특한 경험을 준다. 무대의 직접적 영감을 준 미국의 여성 작가 제시카 디키의 소설 가 취한 이원적 구성에 따른 결과다. 배우이기도 한 디키는 무대를 여성 특유의 풍부한 상상력과 정서의 공간으로 만든다. 이현정씨 연출, 진정훈 지현준 등 출연. 3월 5일~4월 10일 신촌TheStage. 1544_1555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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