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동 성범죄 막겠다더니… 경찰도 학교 도'구멍'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동 성범죄 막겠다더니… 경찰도 학교 도'구멍'

입력
2011.02.15 02:28
0 0

'김수철 사건'이 터진 지 불과 8개월 만에 대낮에 학교에서 아동 성추행사건이 재발하면서 정부의 아동ㆍ청소년 성범죄 예방대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강화했다고 하는 학교안전대책이나 성범죄자 관리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게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뻥 뚫린 성범죄자 관리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김모(7)양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노모(49ㆍ회사원)씨는 2005년에도 형사처벌을 받은 아동 성범죄자지만 경찰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3월 '김길태 사건' 이후 과거 20년간 성폭력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은 전과자들을 재분석, 아동의 경우 1회, 청소년ㆍ성인은 2회 범행전력만으로도 재범 가능성이 있는 우범자로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노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누락됐다. 성폭력 우범자로 분류되면 경찰이 3단계 등급에 따라 1~3개월마다 경찰관이 1대1로 동향을 체크하게 된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관리대상인 성폭력 우범자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전과자를 대상으로 했다"며 "노씨는 관내에서 김양과 같은 수법으로 아동을 성추행, 구속돼 구치소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뒤 집행유예가 선고돼 관리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이 아동 성범죄자를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하는 사이 노씨는 이번 사건 외에도 강북 일대에서 무려 5건의 아동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안전도 여전히 허술

사건이 발생한 A초등학교는 전직 경찰 출신의 '배움터 지킴이'가 있고 폐쇄회로 TV도 설치돼 있었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건발생 당시는 일요일이어서 배움터지킴이는 근무를 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 학교는 폐쇄회로 TV가 5대밖에 안돼 사고예방이나 범인색출에 제 기능을 못했다. 녹화된 동영상에 범죄 당시 상황은 물론 노씨의 인상착의가 제대로 찍혀 있지 않아 경찰이 노씨를 용의자로 특정하는 데도 10일이나 걸렸다.

이런 사정인데도 전반적인 학교안전 강화대책은 답보상태다. 교육과학부는 올해 안전강화학교를 전국 초등학교의 20%에 해당하는 1,600곳으로 확대하고 이중 480교에 무기휴대까지 가능한 청원경찰을 배치할 계획이지만 예산문제로 시도교육청이 난색을 표명,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서울의 모든 초등학교엔 배움터지킴이 외에 2명씩 학교보안관이 다음달부터 배치돼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타 시도지역은 학교 경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모니터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초등학교 CCTV는 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나 2014년까지 연차적으로 확대돼 당분간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 초등학생의 등하교 상황을 문자로 알려주는 안심 알리미 서비스도 당초엔 '전면 확대'한다고 홍보했지만 올해 40만명에만 시행된다. 전국 초등학생 300여만명의 13% 수준이다.

한준규기자 manobk@hk.co.kr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