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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빠진 코레일/ 세번 신호이상 감지됐는데 왜 열차 운행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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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빠진 코레일/ 세번 신호이상 감지됐는데 왜 열차 운행시켰나

입력
2011.02.1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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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이 광명역 KTX 탈선사고를 정비 잘못과 보고 부실 등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로 서둘러 규정하고 나섰다. 그러나 3차례나 신호 이상이 감지됐는데도 무리하게 열차를 운행시킨 점 등 석연찮은 구석이 적지 않다. 유지보수 작업의 외주화와 허술한 인력관리 등 구조적인 문제점도 지적된다.

코레일은 먼저 KTX차량‘산천’의 기계적 결함과는 관련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사고원인 조사에 수개월이 걸리는 현실을 감안하면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 등을 앞두고 한국형 고속열차인 산천의 해외수출을 염두에 두고 파장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너트 탈락이 사고 원인이라는 점도 명쾌하지가 않다. 코레일은 정비과정에서 문제가 된 선로전환기의 밀착감지기 5번 단자함을 고정하는 너트가 조여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열차가 운행하지 않을 때에는 선로불일치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열차가 지나갈 때 신호불일치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열차가 지나가는 경우에만 선로불일치 신호가 감지돼 ‘순간적인 접속불량’으로 단순 파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사를 진행한 업체는 단자함을 연 것은 인정하면서도 5번 단자함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불일치를 감지하고 점검에 나선 직원의 임시조치도 의문이다. 그는 해당 공사를 감독하고 고속철도가 개통하기 전부터 관련분야에 9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공사를 감독한 직원이 신호불일치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것도 그렇고 임시조치로 선로전환기를 직진(상행선)으로 고정시킨 점도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조치 후 선로전환기를 관장하는 구로 관제센터에 “열차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임시조치했다”고 보고해 결과적으로 교통관제센터가 오판하도록 빌미를 제공했다.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선로점검을 하면서 조치내용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을 정도로 기본 매뉴얼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베테랑 직원의 업무처리 태도로는 얼른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다.

이와 관련, 철도노조는 코레일이 경영실적 개선과 인력운영 효율화를 명목으로 진행해 온 현장유지 보수인력의 대폭적인 감축과 외주화가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외주업체가 보수를 담당하고 코레일은 관리감독과 응급조치만 시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너트가 빠진 상태에서 공사를 마무리 했더라도 직원과의 소통이 원활했다면 장애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쉽게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외주업체 직원과 코레일 직원간 소통 미흡도 사고 원인으로 작용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열차의 정시운행 목표에 집착해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열차운행을 정지시키지 않고 임시조치 후 열차를 계속 운행시킨 뒤 야간에 제대로 보수하려 하는 바람에 사고가 초래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는 만만찮은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사고가 난 KTX 산천은 현대로템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고속열차로 앞으로 10년간 1,200조원 규모의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장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 사업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고속철도 기술을 보유한 나라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불거지면 큰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이나 노선이 아닌 현장 보수인력의 단순한 실수라고 하지만 수주경쟁국이 사고를 호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사고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원인을 소상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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