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6일 생일을 맞아 70대 나이에 들어선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김 위원장의 나이를 69세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70세다.
김 위원장은 1941년에 태어났는데 1980년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뒤 아버지의 출생 연도(1912)와 끝수를 맞추기 위해 생년을 1942년으로 바꿨다. 북한은 또 김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나이를 한 살 늘렸다. 김정은은 1983년 생이지만 후계자로 부상한 2009년부터는 1982년 생으로 바꿔 할아버지, 아버지 출생 연도와 끝자리를 맞췄다.
김 위원장의 나이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의 건강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으로의 후계 작업이 채 완성되기 전에 김 위원장이 사망한다면 김정은을 중심으로 위기대응 시스템이 가동돼 강경 노선을 추구할 개연성이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의 수명이 길어질수록 김정은 후계 작업이 연착륙돼 북한 체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2007년 5월쯤 심장 질환 관련 수술을 받았고 2008년 8월엔 뇌졸중으로 쓰러져 아직도 일부 몸이 불편한 상황이다. 당뇨가 심각해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북한은 올해 김 위원장 생일을 맞아 그의 우상화에 더욱 진력하고 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3일 김 위원장의 생일 관련 특집 기사를 7개 면에 걸쳐 게재하면서 “김정일 시대는 오늘도 영광스러운 시대지만 앞으로는 더욱 찬란할 것”이라는 제목의 김일성 주석의 교시를 소개했다.
한편 북한의 언론 매체들은 14일까지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장기 독재를 끝장낸 이집트 사태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이 같은 침묵은 북한 주민들이 체제에 저항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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