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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MB-孫, 영수회담 아량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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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MB-孫, 영수회담 아량 아쉽다"

입력
2011.02.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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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이 2년5개월째 단절된 상태인데도 청와대와 민주당이 영수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하자 정치권과 학계 등에서 비판론이 쏟아지고 있다.

정계 원로와 정치학자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한번 만나 대화하는 정치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형님 격인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양보해야 하는데, 청와대가 그런 노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이 대통령의 책임론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4일 "대통령은 어려울 때 야당 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나라의 앞 길을 걱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과거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나라가 어려울 때는 자주 청와대에서 야당 당수들과 만나 터놓고 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수회담 무산 원인으로 작용한 여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사과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이 야당에 사과한다기보다 국민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히는 형식으로 유감 표시를 하는 아량을 가졌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또 "민주당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이런 정신으로 계속 국회에서 민생 현안들을 진지하게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 문을 열면서도 장외로 나가려는 손 대표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보인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이 절박한 심정으로 영수회담을 추진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여야를 대표하는 이들이 수시로 만나 정치를 성숙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굳이 영수회담의 성과라기 보다는 성의를 다해 함께 국정을 풀어보려는 정치권의 진지한 자세"라면서 "따라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견이 크다는 이유로 회담을 무산시킨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영수회담 거부와 국회 등원을 선언한 손학규 대표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찾는 '희망대장정'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다시 거리로 나섰다. 원외 인사인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제역과 물가대란, 전세대란, 실업난 등 민생파탄의 현실 앞에서 솔로몬의 재판정에 선 진짜 어머니의 심정으로 국회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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